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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어나라, 대구 골목경제><2>자동차에 대한 모든 것, 남산 자동차부속골목

기사승인 2016.11.16  09:3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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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트리트모터쇼로 이끌어낸 전성기...전문성 강화해 재도약 준비

14일 오후 2시 30분 대구 남산 자동차부속골목 안. 남산 자동차부속골목상인회 문구곤(수도모터스 대표) 회장과 인터뷰를 진행하던 중 한 흰색 SUV 차량이 가게 입구로 들어섰다. 차에서 내린 이병재(32) 씨는 “혹시 이 범퍼 수리가 가능할까요?”라고 문 회장에게 물었다. 문 회장은 곧바로 “당연히 가능하죠. 이 골목에는 못하는 수리가 없고, 없는 부품이 없습니다”고 답했다. 이윽고 이 씨는 “자동차 부품부터 튜닝까지 자동차 관련에 대해서는 이 골목을 따라 올 곳이 없다”며 “한 분야에서 오래된 경험을 바탕으로 하는 전문가에게 믿고 맡길 수 있어 차에 문제가 있을 때마다 이곳을 찾는다”고 말했다.

대구시 중구 남산동에는 전국에서 두 번째로 규모가 큰 자동차 골목이 있다. 자동차에 관한 모든 것을 한 번에 해결할 수 있는 이곳은 바로 ‘남산 자동차부속골목’이다. 국내 자동차의 역사화 함께 해온 남산 자동차부속골목은 매년 ‘스트리스 모터페스티벌’을 개최하는 등 골목경제의 활성화의 대표적인 ‘모델’이 된 곳이다.

남산 자동차부속골목은 서울 다음으로 가장 큰 규모의 자동차 골목이다. 이곳에서는 자동차 튜닝에 대해 못하는 것이 없다고 알려져 있다. 사진 한지현 기자 deconomi@naver.com

◆남산 자동차부속골목의 시작과 변화

남산 자동차부속골목은 명륜삼거리부터 명덕로까지 약 400m의 거리로, 자동차 관련 업체 90여개가 모여 있다. 이곳은 서울의 장안평자동차거리 다음으로 전국에서 가장 큰 규모의 자동차 골목으로 알려져 있다.

남산 자동차골목의 역사는 1960년대부터이다. 당시 이곳에 큰 택시회사들이 모이기 시작하면서 이 근처인 명덕로터리에서 계명대학교 네거리까지 중고부품, 폐차부품 업체부터 폐차장, 부속상회, 세차장들이 들어섰다.

남산 자동차부속골목상인회 문구곤 회장은 “당시 지금의 프린스호텔이 있는 곳에 경일택시회사가 있었고 프린스호텔 별관에 신한택시, 프린스호텔 맞은편에 제일택시가 있었다”며 “그때부터 자연스럽게 이 골목에 자동차 관련 업체들이 모여들었던 게 자동차 골목의 시작이 됐다”고 말했다.

그 이후 1980년대에 남산동 자동차골목이 좁은 도로에서 큰 도로로 확장이 되면서 본격적으로 골목이 형성됐고, 당시 130개의 자동차 부속품 업체가 성황을 누렸다.

문 회장은 “그때는 코로나, 포니 같은 자동차가 있었을 땐데 그 자동차들은 지금처럼 좋은 부품이 아니었기 때문에 차를 사면 대부분 여기 와서 부품을 갈고 고쳐서 탔다”며 “새벽 6시에 문을 열면 밤 12시까지 손님이 끊이지 않았는데 그때는 또 카드가 안 될 때라 전부 현금으로 거래를 했다. 일을 끝내고 번 돈을 포대자루에 담아서 집에 가져가면 어머님이 그 돈을 밤새도록 세려야 했을 정도로 장사가 잘됐고 경기가 좋았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자동차 산업의 트렌드가 바뀌면서 골목은 많은 변화를 맞았다. 자동차 부품산업이 가장 호황이었던 70년대에는 부품 업체들이 대부분이었고, 80년도에는 시트나, 백미러 등 자동차 액세서리 매장이 많았다. 이후 90년대에는 튜닝 바람이 불면서 본격적인 튜닝 산업 붐이 2000년대까지 이어졌다.

그렇게 호황을 누렸던 이 골목은 2000년도에 들어서면서 침체기를 겪었다. 특히 2002년에 정부가 대대적인 불법튜닝 단속을 하면서 이 업계는 된서리를 맞았다. 튜닝을 한 자동차부터 튜닝을 한 정비소까지 모두 단속이 된 것. 이에 현재는 약 90개의 업체만이 골목에 남아있다.

문 회장은 “그때는 가게 문 열어놓고 하루 종일 경찰서만 다녔다”며 “매일 쌓이는 엄청난 벌금에 불황까지 겹치면서 튜닝산업이 빠르게 자취를 감추게 됐다”고 설명했다.

◆모터쇼와 전문성, 자동차부속골목의 새로운 무기

계속되는 경기불황과 튜닝산업의 침체로 남산 자동차부속골목은 점차 활기를 잃어갔다. 그러다 2010년부터 다시 골목이 살아나기 시작했다. 골목의 상인들이 골목을 살리고자 십시일반 자금을 모아 치른 ‘제1회 대구 남산동 모터쇼’가 큰 인기를 얻은 것이다.

지난 2010년에 처음 개최한 모터쇼는 국내에서 처음으로 열리는 야외무료모터쇼로써, 자동차부속골목의 400여m 전체를 무대로 8대의 슈퍼카를 포함해 총 36대의 차량들이 전시돼 약 4만 명의 관광객이 골목을 찾는 효과를 거뒀다. 말 그대로 ‘골목경제’의 부활 이었다.

올 5월 대구 남산 자동차부속골목에서 열린 '스트리트 모터페스티벌' 현장 모습. 디지털경제 DB

‘대구 남산동 모터쇼’는 2회부터 ‘대구 스트리트 모터페스티벌’로 이름을 바꿔 진행했으며, 7회째를 맞은 올해는 튜닝카를 콘셉트로 지난 5월 21일부터 22일까지 이틀간 개최됐다. 내년 4~5월에 개최 예정인 ‘제8회 대구 스트리트 모터페스티벌’은 슈퍼카와 클래식카를 콘셉트로 진행될 예정이다.

대구 스트리트 모터페스티벌조직위원회 관계자는 “상인들이 힘을 합쳐 열었던 모터쇼가 남산 자동차부속골목의 대표 축제가 되면서 골목의 활성화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며 “이 골목은 대구의 번화가와 멀지 않으면서 여러 관광지 중간에 위치해 찾아오기 쉽고, 교통도 좋아 아주 좋은 지리적 요건을 가졌기 때문에 자동차 거리 축제로 적합하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모터쇼를 통해 다시 활기를 찾은 남산동 자동차부속골목은 최근 이 골목만의 경쟁력에 힘을 실고 있다. 바로 오래된 역사에서 오는 기술력과 전문성이다.

현재 이 골목에는 수리부터 자동차 외관 관련까지 모두 종합적으로 하는 멀티샵 10곳을 제외하고는 썬팅, 오디오, 시트, 외장관리, LED, 경보기 등 대부분 세분화되어 전문업체로 운영되고 있다.

남산 자동차부속골목상인회 회장인 문구곤 수도모터스 대표가 차량의 광택 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 한지현 기자 deconomic@naver.com

문 회장은 “대구에서 자동차 관련 기술이 제일 뛰어난 사람들이 모여 있는 곳이 이 골목인 만큼 전문성과 기술력은 우리 골목을 따라올 수가 없다”며 “전문성과 기술력을 우리 골목의 가장 큰 경쟁력으로 삼아 앞으로 더욱 더 발전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에 남산 자동차부속골목은 계속 변화하고 있다. 대구 중구청에서는 얼마 전 남산 자동차부속골목 입구에 골목을 대표하는 건축물을 설치했으며, 대구시에서도 이 골목의 활성화를 위해 힘쓸 예정이다.

대구시 창조경제본부 박익수 튜닝산업담당은 “남산 자동차부속골목의 활성화를 위해 튜닝홍보교육관을 골목 안에 설립한다”며 “튜닝홍보관에는 골목 업체들의 제품과 부품들을 홍보하고 전시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며, 카바타시스템(자동차 튜닝 후 외관과 성능을 예측할 수 있는 시스템)을 설치해 골목을 찾는 사람들 누구나 시스템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카바타시스템은 대구의 튜닝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시가 추진하고 있는 대구튜닝전문지원센터에 구축되는 시스템으로, 내년 1월에 착공해서 2018년 상반기 달성군 구지면 자동차주행시험장 부지 안에 준공될 예정이다.

김지은 기자·김성용 기자 kje@deconomi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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