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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어나라, 대구 골목경제><11>침구류는 이곳에 다 모인다, '큰장길 침구류 명물거리'

기사승인 2017.01.18  10: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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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국 물량의 50% 소화해내는 유일한 전문 거리
서문시장 야시장 개장 덕에 축제도 개최하며 '관광지' 변모

16일 오후 2시 대구시 서구 ‘큰장길 침구류 명물거리’. 길가 곳곳에는 가로세로높이가 각각 1m에 달하는 크기의 이불들이 포장된 채 밖으로 나와 있었다. 포장 겉에는 ‘점촌’, ‘울산’, ‘포항’ 등 전국 곳곳 도시의 글자가 굵은 유성매직으로 적혀있었다. 곧이어 1톤 트럭에서부터 14톤 트럭이 골목으로 들어섰다. 가게 밖에 있는 짐들은 실은 트럭은 순식간에 골목을 빠져나갔다. 침구거리를 찾은 이세동(41) 씨는 “이곳만큼 많은 침구류 업체들이 모여 있는 거리는 전국에서도 보기 힘들 것”이라며 “여기에는 침구류와 관련된 제품이라면 없는 게 없다”고 말했다.

960m 규모로 전국 최대 규모의 침장 도소매점 거리인 ‘큰장길 침구류 명물거리’에는 1년 365일 다양한 침구류를 만날 수 있다. (사진/김지은 기자)

‘전국 침구류의 70%가 대구를 거쳐 간다’는 말이 있을 만큼 섬유산업이 발전된 대구에서는 70여개의 업체가 모여 침구거리를 조성하고 있는 곳이 있다. 2004년에 조성된 ‘큰장길 침구류 명물거리’에는 1년 365일 다양한 침구류를 만날 수 있다.

◆전국 최대 규모의 침장 도소매점 거리

‘큰장길 침구류 명물거리(이하 침구거리)’는 서문시장 인근에 위치한 960m 길이의 침구거리로 이불과 베개, 수예 제품, 방석 등 침구 취급업체가 모여 있는 전국 최대 규모의 침장 도소매점 거리이다.

섬유산업으로 유명한 대구에 침구거리가 생긴 것은 30년 전쯤이다. 1990년 중반 대구 일대와 서문시장에서 장사를 하던 상인들이 하나둘 모여들기 시작한 것이 시초가 됐다. 처음에는 3, 4곳이 운영했지만 현재는 침구류부터 침구류 관련 업종까지 67개 업체가 거리를 채우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이곳 침구거리에서는 서문시장에서 건너온 상인들을 자주 만날 수 있다. 일성침장 이형원 대표는 “침구류를 전국으로 보내야 하는데 서문시장에서는 운송에 불편이 많았다”며 “결국 운송을 위해 서문시장의 몇몇 상인들이 넓은 길이 있는 큰장길로 나온 게 시작이 됐다. 지금도 서문시장 출신 상인들이 이곳 골목에는 많다”고 말했다.

대구의 침구류 산업이 전국적으로 유명한 이유는 대구가 섬유산업의 중심지였기 때문이다. 이에 이곳에서는 질 좋은 침구제품을 저렴한 가격에 살 수 있다.

대구의 침구류 산업이 전국적으로 유명한 이유는 대구가 섬유산업의 중심지였기 때문이다. 이불을 만드는데 쓰이는 원단을 쉽게 구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전국 최대 규모의 솜(침구 충전재) 공장도 대구에만 여러곳이 있기 때문이다. 또 한국섬유개발연구원, 다이텍연구원 등 섬유산업을 지원하는 연구기관도 구축돼 있어 최근에는 기능성 원단을 이용한 침구류를 만들어내는 곳이 되고 있다.

질 좋은 침구제품을 저렴한 가격에 살 수 있기 때문에 침구거리에는 전국 각지에서 온 사람들을 자주 만날 수 있다. 영천에서 왔다는 김영순(57·여), 김혜순(59·여) 씨는 “아들이 결혼을 한다고 해서 언니와 함께 침구거리에 왔다”며 “이곳에서는 질 좋은 침구를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직접 보고 살 수 있어서 믿고 구매한다”고 말했다.

◆서문 야시장과 함께하는 축제 열어 ‘관광지의 면모도 갖춘다’

대구 지역의 침구류 생산은 전국 최고의 수준이다. 지난해 대구시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전국의 침장류 업체수는 총 2천127개로 그 중 27.2%인 578개의 침장류 업체가 대구에서 운영되고 있다. 게다가 한국패션산업연구원 측은 “대구 지역에서 만들어내는 주문자생산방식(OEM) 제품들까지 고려한다면 전국에 유통되는 침구제품의 50~60%가 대구에서 생산된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전국으로 향하는 큰장길 침구류 명물거리의 침구류 제품들 (사진/김지은 기자)

논공이불 직원 박성준(35) 씨 역시 “이곳에서 생산되는 침구류는 대구와 경북뿐 아니라 전국으로 향한다”며 “완제품뿐 아니라 침구에 사용되는 염색, 봉제 등 천 가공도 대부분 대구에서 이뤄지기 때문에 대구가 침구 분야에서는 전국적으로도 손꼽힌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대구의 침구거리는 지난해 서문시장 야시장 개장 효과를 누리면서 ‘관광지’로도 떠오르고 있다. 야시장을 보러오는 이들이 늘어나는 만큼 침구거리도 알려지는 등 홍보효과가 나타나고 있는 것.

이에 따라 대구시와 침구거리는 지난해 ‘서문시장 큰장길 침장거리 축제’를 열었다. 축제는 서문시장 야시장 개장에 맞춰 6월 3일부터 5일까지 진행됐으며, 축제에는 침장제품을 저렴한 가격으로 할인 판매하는 행사 등을 실시해 시민들에게 큰 호응을 받았다.

이 외에도 홍보 부스를 설치해 시민 참여형 이벤트를 진행하고 큰장길 포토존 기념 촬영, 침장거리 스탬프 투어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특히 축제에서는 20여 년간 친목단체로만 운영되던 침구류 상인들이 ‘대구경북침구류협동조합(54개 업체 가입)’을 설립해 협의회를 공식화했다.

대구경북침구류협동조합 관계자는 “지난해 큰장길 침구류 명물거리에서 제1회 축제가 시작된 만큼 올해에도 축제를 열어 많은 사람들에게 침구거리를 알릴 예정”이라며 “더 많은 사람들이 침구거리를 알고 찾아와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지은 기자 kje@deconomic.co.kr

<저작권자 © 디지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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