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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어나라, 대구 골목경제><9>전자제품의 천국 '교동 전자골목', 지금은 이색 카페와 콜라보

기사승인 2017.01.04  16:5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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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0년대 이후부터 전자제품 이용자 줄어들어…최근 도깨비 야시장과 이색 카페, 먹거리로 재전성기

3일 오후 2시 교동 전자골목. 대구 교동시장 인근에 위치한 이 골목에는 반짝반짝 빛나는 조명들이 가득한 가게부터 까마득한 옛 노래가 담긴 오래된 카세트테이프를 판매하는 가게, 옛날 흑백 TV들을 쌓아놓은 가게, 컴퓨터용품 등 세상 모든 전자제품들을 모두 만날 수 있었다. 교동 전자골목을 찾은 이희진(34·여) 씨는 “전자제품이 많이 모여 있는 골목이라 전자기기를 사거나 수리할 때 찾는다”며 “최근에는 이 골목에 예쁜 카페도 생겨서 친구들과 커피 마시러 자주 찾게 된다”고 말했다.

영남 최대의 전자골목이자 대구에서 가장 오래된 전자제품 판매시장 '교동 전자골목' (사진/교동 전자골목 전경, 김지은 기자 kje@deconomic.co.kr)

‘교동 전자골목’은 영남 최대의 전자골목이자 대구에서 가장 오래된 전자제품 판매시장이다. 전자기기로 가득했던 교동 전자골목이 최근 특색 있는 카페들과 이색 매장들이 새롭게 생겨나면서 특색 있는 거리로 다시 태어나고 있다.

◆50여년의 역사를 가진 영남 최대의 전자골목

교동 전자골목은 교동시장 내에 위치한 중심상가 중 하나로, 옛 동성로 치안센터에서부터 신한은행 대구중앙지점으로 이어지는 거리에 현재 132개의 업체들이 형성돼있다.

전자골목의 역사는 교동시장이 정식으로 등록된 1956년에 시작됐다. 3년간 이어졌던 한국전쟁이 휴전을 맺은 후 당시 인근 미군부대에서 흘러나온 군수품이 이곳에서 처음으로 거래되면서 전자골목의 시초가 됐다.

이후 녹음기나 라디오 매장 몇 개만 있었던 전자골목이 상권을 이루면서 전기·조명, 전자 부품, 음향기기 등의 매장들이 들어섰다. 그러다 조립 컴퓨터가 큰 인기를 끌었던 80~90년대에는 컴퓨터 매장들이 우후죽순 늘어났다.

현재 교동 전자골목에는 132개의 업체들이 옛 동성로 치안센터에서부터 신한은행 대구중앙지점으로 이어지는 거리에 형성돼있다. (사진/김지은 기자) 

가전산업이 가장 크게 활성화 됐던 80년대 이 골목은 사람들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그러다 2000년대에 들어서면서 전자골목의 활기는 점점 빛을 잃어갔다. 오프라인보다 가격이 저렴한 온라인 쇼핑이 점차 늘어나면서 전자제품을 구입하기 위해 전자골목까지 오는 이들의 발길이 줄었다. 특히 카세트와 CD플레이 등 오디오 관련 제품이 쇠퇴하고 스마트폰이 등장하면서 기존 전자골목에서 취급하는 전자제품의 상당수는 쇠퇴기를 맞았다. 경기불황까지 겹치면서 전자골목에서 절반 이상의 매장이 사라졌다.

동영전자 손택익(67) 대표는 “1980년대가 이곳 골목의 전성기였다. 그 당시 ‘교동 전자골목에 가면 없는 가전기기가 없다’라는 말이 있을 정도였다”며 “90년대 조립컴퓨터가 큰 인기를 끌면서 교동시장 내에 전자제품 매장은 약 400개까지 매장이 늘기도 했지만 현재는 130여개가 전부다”고 말했다.

◆교동 도깨비 야시장과 플리마켓부터 특색 있는 매장까지 ‘늘어나는 즐길 거리’

전자기기로 가득했던 교동 전자골목이 최근 특색 있는 카페들과 이색 매장들이 새롭게 생겨나면서 특색 있는 거리로 다시 태어나고 있다. (사진/김지은 기자)

활기를 잃어가던 전자골목에 최근 새로운 바람이 불었다. 장기화된 경기침체에 옛 감성을 그리워하는 ‘복고열풍’의 인기가 커지면서 추억의 LP판과 카세트테이프 등을 찾는 사람들이 늘어나기 시작한 것. 또한 쇠퇴기에 빠져나간 전자매장에 젊은이들의 감성에 맞는 이색 카페 등이 들어서면서 손님들이 찾는 골목이 되고 있다.

최지윤(22·여) 씨는 “전자골목에 위치한 카페들은 요즘에 흔히 말하는 ‘인생샷’을 건질 수 있는 곳으로 유명하다”며 “일부러 친구들과 함께 이곳을 찾아오는데 가끔씩은 교동시장이나 전자골목에도 놀러간다”고 말했다.

특히 지난해 개장한 ‘교동 도깨비 야시장’ 덕분에 전자골목도 덩달아 활성화되고 있다. 경신전자 김 대표는 “5년 전까지만 해도 하루 종일 운영을 해도 손님 한 명을 받지 못할 때가 있었다”며 “그러다 최근에는 교동 도깨비 야시장 등 때문에 유동인구가 늘었고, 옛 기기들을 찾는 사람들도 생겨나면서 조금씩 손님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매주 토요일에 열리는 참여형 장터 ‘도깨비불 플리마켓’과 매일 오후 7시부터 자정까지 열리는 '교동 도깨비 야시장' (사진/디지털경제 DB)

‘교동 도깨비 야시장’은 지난해 5월부터 교동시장 내에서 개장된 야시장으로, 매일 오후 7시부터 자정까지 운영된다. 100여m 구간에서 운영되는 야시장에는 약 16개의 매대가 바비큐 크로켓, 볶음우동, 탕수육 등 다양한 음식들을 판매한다. 또한 지난해 9월부터는 매주 토요일마다 50여개의 매대로 열리는 참여형 장터 ‘도깨비불 플리마켓’이 함께 진행되면서 더 많은 사람들이 교동시장을 찾고 있다.

대구 중구청 전략경영실 관계자는 “교동시장과 교동 전자골목을 활성화시키기 위해 여러 가지 방안들을 계획하고 있다”며 “교동시장과 교동 전자골목에 새로운 매장들이 들어서는 만큼 더욱 많은 사람들이 찾길 바란다”고 밝혔다.

김지은 기자 kje@deconomic.co.kr

<저작권자 © 디지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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