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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어나라, 대구 골목경제><7>'사랑했지만', 김광석의 추억을 담은 곳 '김광석다시그리기길'

기사승인 2016.12.21  13:3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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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화예술 활성화가 상권 형성까지 이끌어낸 골목경제의 대표 사례
인기끌면서 임대료 급증하는 등 사익이 우선되는 등 부작용도

20일 오후 1시 대구 중구 대봉동 ‘김광석다시그리기길’. 그리운 김광석의 노래가 흘러나오는 이 골목에는 평일 점심시간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이 거리를 거닐고 있었다. 첫 데이트의 설렘이 가득한 연인부터, 서로 사진 찍어주느라 정신이 없는 여학생들, 골목에서 흘러나오는 김광석 노래에 옛 감성을 떠올리는 중년의 부부까지 이들은 모두 김광석길에서 저마다의 추억을 만들고 있었다. 최경현(23) 씨는 “여자친구와 데이트를 하기 위해 김광석길에 왔다”며 “대구에서 워낙 인기 있는 데이트 명소라 찾게 됐는데 손잡고 다니면서 사진도 찍고 커피도 마실 수 있어서 좋은 것 같다”고 말했다.

대구 지역 대표 관광명소인 '김광석길'은 하루에서 수천명의 사람이 방문해 사진을 찍고 있다. 김지은 기자 kje@deconomic.co.kr

‘서름 즈음에’, ‘너무 아픈 사랑은 사랑이 아니었음을’, ‘사랑했지만’ 등 수 많은 명곡을 남긴 가수 김광석의 삶과 음악을 테마로 조성된 벽화거리 ‘김광석다시그리기길’은 명실상부 대구의 대표 관광명소 중 하나다. 이곳은 예술가들과 함께한 벽화거리로 시작했던 골목에 문화가 합쳐진 다양한 공연과 특색 있는 매장들이 들어서면서 옛 감성을 간직한 어른부터 젊은이, 외국인 관광객까지 찾는 관광거리가 됐다.

◆‘또 하루 멀어져간다~’ 항상 김광석 노래가 흘러나오는 골목

김광석다시그리기길(이하 김광석길)은 김광석이 태어난 대봉동 방천시장 인근 골목에 형성된 거리이다. 350m 길이에는 故 김광석의 조형물 2개와 그림, 사진, 노랫말을 담은 벽화 47점, 야외공연장 등이 설치돼 있다.

이 골목은 오랜 침체기를 맞았던 방천시장을 새로운 문화예술장터의 공간으로 만들기 위해 지난 2009년 추진된 ‘문전성시프로젝트’사업에서 시작됐다.

이 사업을 통해 방천시장의 조용했던 한 골목에 김광석의 벽화가 그려지고, 설치된 스피커에서 매일 김광석 노래가 흘러나오는 거리가 조성됐다. 그러자 김광석의 노래를 그리워했던 세대들이 찾아오기 시작하면서 전국적으로 알려지기 시작했다.

이 골목을 자주 찾는다는 이재한(45)·김경림(43·여) 부부는 “우리부부가 김광석 노래를 워낙 좋아하기도 하고 김광석 노래가 흘러나오는 이 골목을 손잡고 걷다보면 예전 연애할 때 시절이 떠올라 자주 찾아온다”며 “오늘은 막내아들이랑 같이 나왔는데 아들이랑 사진도 찍고 커피도 한잔하면서 좋은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대구 중구 대봉동에 자리한 김광석길은 길이 350m의 벽화거리이다.

또한 김광석길이 대구의 골목골목을 다니며 살아있는 역사를 만나는 체험여행인 ‘대구근대골목투어’의 제4코스인 ‘삼덕봉산문화길’에 포함되면서 대구뿐 아니라 다른 지역에서도 이 골목을 찾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삼덕봉산문화길’은 국채보상운동기념공원부터 삼덕동문화거리, 김광석길(방천시장), 봉산문화거리, 대구향교, 건들바위로 이어지는 총 4.95km의 거리로, 약 3시간이 소요되는 코스다.

조용했던 골목이 문화와 테마라는 옷을 입으면서 현재는 주중 2천여 명, 주말 5천명 이상의 방문객이 찾는 명소로 새롭게 태어났다. 특히 2014년에는 47만7천50명이던 방문객이 2015년 84만1천838명에서 올해(11월말 기준) 92만3천101명을 기록하는 등 매년 관광객이 늘고 있다.

경북 문경에서 왔다는 김문주 신지연(21·여) 씨는 “요즘 대구에서 핫한 곳이라 친구와 함께 왔다”며 “흘러나오는 노래를 들으며 거리도 걷고, 벽화를 배경으로 사진도 많이 찍을 수 있고 해서 좋은 것 같다”고 말했다.

◆문화공간으로 발전하는 김광석다시그리기길

지난 2010년에 조성된 김광석길이 점차 큰 인기를 얻으면서 외국인 관광객 등 많은 사람들이 찾는 대구의 대표 관광지로 거듭난 가운데 일부에서는 알려진 바와 다르게 실제로는 별로 볼 것이 없다는 비난의 시선을 받기도 했다.

예술이 있는 골목으로 시작된 김광석길이 많은 인기를 얻은 후 상권이 커지자 치솟는 임대료를 감당하지 못한 토박이 영세상인과 예술인들이 하나 둘 떠나면서 예술적, 문화적 상권이 작아진 것.

예술이 있는 골목으로 시작된 김광석길이 많은 인기를 얻은 후 상권이 커지자 치솟는 임대료를 감당하지 못한 토박이 영세상인과 예술인들이 하나 둘 떠나면서 예술적, 문화적 상권이 작아진 것.

인근 방천시장 한 상인은 “문화와 예술의 거리로 시작된 김광석길이 많은 인기를 얻으니까 건물주들이 하나같이 임대료를 올렸다”며 “그 때문에 처음에 이곳에서 예술적 상권을 이뤘던 독립상점과 문화관련 시설 등은 모두 빠져나가고 지금은 대형 프랜차이즈 정도만 남아있는 상태”라고 말했다.

이에 대구시는 다양한 활성화 사업과 문화공연을 진행해 문화가 가득한 골목을 조성하고 있다. 대구시 중구청 관광계발과 박찬주 담당은 “문전성시사업(2011년 종료) 이후 쌈지공원조성, 벽화리뉴얼사업, 야외공연장조성 등을 통해 방문객편의시설을 보완하고 ‘김광석노래부르기대회’, ‘50주년기념 거리콘서트’, 다양한 버스킹 공연 등과 같은 꾸준한 문화공연을 추진하고 있다”며 “이에 지난 2013년에는 행정안전부 주관의 ‘향토자원 베스트30’에 꼽히기도 했으며, 2014년에는 한국관광공사주관 ‘2014 베스트 그곳’에 선정됐다”고 밝혔다.

또한 중구청은 이 골목이 더욱 많은 볼거리, 즐길거리가 있는 명소가 될 수 있도록 다양한 콘텐츠의 프로그램을 진행할 계획이며, 오는 2017년에는 약 80대의 주차가 가능한 공영주차장과 공중화장실을 조성할 예정이다.

박찬주 담당은 “김광석길이 다양한 문화 활동을 통해 문화·예술적 공간으로 재탄생하면서 앞으로 더 많은 관광객이 찾아오는 명물 관광지가 될 것”이라며 “인근 지역과 함께 상생할 수 있도록 다양한 활성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김광석길 입구를 보여주는 표지판의 모습. 김지은 기자 kje@deconomic.co.kr

김지은 기자·한지현 기자 kje@deconomi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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