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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어나라, 대구 골목경제><12>70년 역사 속에 '추억'을 담은 '원대가구 명물거리'

기사승인 2017.01.24  16:2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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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0여개 가구소매점 입점, 대를 이어 가구 구입하러 오는 이들도 있어
전국에서 가구골목으로는 최초로 '착한골목' 선정

“제가 결혼할 때 가구들을 샀던 가게에서 우리 딸 신혼집에 쓸 가구를 사니까 뭔가 뭉클했어요. 그렇기 때문에 저에게 원대가구 명물거리는 아주 특별한 가구골목입니다.”

원대가구 명물거리는 일반 가정용 가구부터 사무용 가구, 인테리어용 등 다양한 가구 매장들이 위치해 있다. 이 거리는 가구뿐 아니라 오랜 세월동안 쌓여진 추억과 설렘까지 간직하고 있는 곳이다. (사진/노경석 기자)

원대가구 명물거리는 약 70년의 역사를 지켜온 가구골목이다. 일반 가정용 가구부터 사무용 가구, 인테리어용 등 다양한 가구 매장들이 위치해 있는 이 골목은 가구뿐 아니라 오랜 세월동안 쌓여진 추억과 설렘까지 간직하고 있는 곳이다.

◆70여년의 역사를 간직하고 있는 ‘가구유통 중심지’

대구시 서구 원대동에 위치한 ‘원대가구 명물거리’는 달성초등네거리와 원대네거리 사이의 골목 500여m 거리에 조성돼있다. 이곳에는 국내 브랜드 가구점부터 중소기업 브랜드 가구점까지 다양한 가구업체 50여개가 거리를 채우고 있다.

원대가구 명물거리는 70여 년 전 형성됐다. 한국전쟁 이후 새로운 집을 마련하고 살림을 꾸리려는 사람들이 많아졌고, 이에 이들의 가구를 만들어 주던 공인들이 하나 둘 모여들면서 자연적으로 생겨났다.

당시 이곳 원대동은 서구에서도 외곽지에 속해있었기 때문에 임대료가 저렴할 뿐 아니라 시외로 쉽게 이동할 수 있는 교통요건도 좋았다. 원대가구 명물거리 상가번영회 관계자는 “50년대에 이곳에는 강변 둑에 간이 건물이나 천막 같은 것을 쳐놓고 장식장, 서랍장 같은 가구들을 만들어 팔았다”며 “유리한 입지조건으로 많은 공장들이 세워졌고, 이에 원대동 가구골목은 경북도의 가구유통 중심지로 입지를 굳히면서 전국으로 가구를 유통했다”고 말했다.

그러다 70년도에는 대량생산을 하는 대기업 가구 브랜드가 많이 들어서면서 소규모 가구 제조 공장들이 하나 둘 사라지기 시작했다. 이후 소규모 공장들의 빈자리를 소매 가구점들이 채우면서 현재는 가구판매점이 주를 이루고 있다.

70년대 이후부터는 소규모 공장들의 빈자리를 소매 가구점들이 채우면서 현재는 가구판매점이 주를 이루고 있다. (사진/노경석 기자)

데코라인가구 김경진(42·여) 대표는 “워낙 오래된 골목이니 역사나 전통을 보고 찾아오시는 분들이 많다”며 “예전만큼 많지는 않지만 아직도 안동이나 다른 지역에서 이곳을 찾아오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에 ‘신뢰’를 아주 중요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수성구에서 가구를 사러 왔다는 김민아(34·여) 씨는 “이곳은 브랜드 매장부터 중소기업 매장까지 많은 가구업체들이 모여 있기 때문에 다양한 가구들을 볼 수 있어서 좋다”며 “또 비교하고 고를 수 있고, 비교할 수 있기 때문에 거품이 빠진 가격에 좋은 가구를 구매할 수 있어서 멀리서 찾아왔다”고 말했다.

◆좋은 가구들과 좋은 사람들이 있는 골목

원대가구 명물거리가 오랜 시간 명맥을 이어올 수 있었던 것은 좋은 가구를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고, 오랜 시간과 추억을 간직하고 자리를 지키고 있는 상인들이 있기 때문이다. 이곳 상인들은 대부분 가구 배송부터 관리, 수리까지 모두 직접 하고 있다.

이노센트가구 박정자(48·여) 대표는 “설치 과정에서 손상이 있을 수 있어 배송까지 직접 하고 있다”며 “판매부터 사후관리까지 모두 믿을 수 있다는 게 이 골목의 가장 큰 장점이 아닐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같은 장점으로 원대가구 명물거리에는 특별한 사연을 가진 사람들을 자주 만날 수 있다. 딸의 신혼집 가구를 사러 온 이창길(59) 박성희(57·여) 부부는 “지금은 잘 모르겠지만 예전에는 ‘가구’하면 ‘원대동 가구골목’이었다”며 “우리가 결혼할 때 이곳에서 가구를 샀었는데 딸 결혼을 앞두고 딸이 쓸 가구를 사러 다시 이곳에 왔다”고 말했다. 그들은 “뭔가 뭉클하기도 하고 옛날 생각이 나 애틋하기도 하고 감회가 남다르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노센트가구 박 대표는 “이 골목은 워낙 많은 가구점들이 모여 있고, 오랜 시간을 이어져왔기 때문에 본인 결혼할 때 가구를 사러 오셨던 분들이 자녀들이 쓸 가구를 다시 사러 오는 경우를 자주 볼 수 있다”며 “그럴 때마다 ‘앞으로도 이 골목을 오랫동안 지켜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된다”고 말했다.

원대가구 명물거리의 모습들 (사진/노경석 기자)

이렇게 소중한 기억을 간직하고 있는 원대가구 명물거리는 지난 2008년 서구청 명물거리로 지정됐다. 이에 골목 양쪽 끝인 달성초등네거리와 원대네거리에는 입간판도 세워졌다. 또한 2014년에는 대구의 ‘착한골목’ 제 7호로 선정됐다. ‘착한골목’은 매출액 일부를 매월 정기적으로 기부하는 업소가 모여 있는 거리로, 사회복지공동모금에서 선정한다.

원대가구 명물거리 상가번영회 관계자는 “기존의 착한골목은 동인동 찜갈비나 안지랑곱창골목과 같은 먹거리 중심의 골목이 대부분이었는데 가구골목으로는 전국에서 최초로 원대가구 명물거리가 선정됐다”며 “예전 원대가구 명물거리의 명성을 다시 찾고, 많은 사람들이 이 골목을 찾아올 수 있도록 골목을 활성화할 수 있는 방안들이 더 많이 생겨나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지은 기자 kje@deconomic.co.kr

<저작권자 © 디지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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