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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성장 경제 돌파구, '사회적경제'><13>섬유 도시 대구의 명성을 잇는 사회적 기업, 천연염색 우수 기업 '반짇고리'

기사승인 2017.05.03  09:2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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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정집에서 제작, 판매되는 특별한 천연염색 제품...취약계층 일자리 창출로 사회적 책임 실천

지난달 20일 오후 2시 대구 남구 봉덕동의 조용한 주택가. 고동색의 나무로 된 대문 안으로 들어서니 넓은 마당이 있는 기와집의 가정집이 나타났다. 마당 안에는 큰 나무와 자갈이 깔려있었고, 갓 염색을 마친 면들이 빨래줄 곳곳에 걸려있었다. 천연염색 사회적기업인 ‘반짇고리’의 본사였다.

대구·경북 천연염색계에서 최초로 사회적기업이 된 ‘반짇고리’는 대구의 천연염색 분야 중에서도 우수 중소기업으로 꼽히는 기업이다. (사진/김지은 기자 kje@deconomic.co.kr)

대구·경북 천연염색계에서 최초로 사회적기업이 된 ‘반짇고리’는 대구의 천연염색 분야 중에서도 우수 중소기업으로 꼽히는 기업이다.

◆마당과 기와집이 있는 가정집에서 제작, 판매되는 특별한 천연염색 제품들

‘반짇고리’는 천연염색 제품을 만들고 있는 기업이다. 지난 2007년 대구에서 처음 설립된 이 기업은 설립 당시 대구중학교 인근 오픈 매장에서 운영되다 2009년부터 봉덕동 조용한 동네 가정집에 둥지를 틀게 됐다.

반짇고리 김순자 대표는 “판매를 위해서는 사람이 많은 곳이 있는 게 좋지만 유동인구가 많은 곳에 매장을 두니 너무 시끄러워서 염색과 연구에 집중을 할 수가 없었다”며 “조용한 곳에서 천연염색 무늬를 연구해 개발하고 체험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싶어 다른 곳을 찾아다녔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기업과 천연제품이 이 집과 분위기도 잘 맞고 마당에서 천연염색을 해 걸어두면 너무 좋을 거 같아 이곳 집 주인에게 몇 달을 사정해 겨우 얻게 됐다”고 했다.

이후 반짇고리에게 이 가정집은 하나의 대표적인 이미지가 됐다. 또한 천연염색과 어울리는 고전적인 느낌의 한옥 때문에 이곳을 찾는 손님들도 늘어났다.

김 대표는 “지금은 예약제로 손님들이 오면 집을 천천히 둘러보면서 천연염색에 대해 설명하고, 제품을 직접 눈과 손으로 만져본 뒤 판매하고 있다”며 “천연염색의 효능과 효과를 모르는 사람들이 많아 판매보다는 천연염색에 대해 알리는 것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곳에서는 반짇고리에서 만들어진 천연염색 제품 판매는 물론 정기적인 강의와 체험 프로그램, 교육과 함께 천연염색에 대한 연구 등에 대해서도 꾸준히 개발 중이다. 

이곳에서는 반짇고리에서 만들어진 천연염색 제품 판매는 물론 정기적인 강의와 체험 프로그램, 교육 등을 진행하고 있다. 또한 천연염색에 대한 연구와 새로운 무늬 방법 등에 대해서도 꾸준히 개발 중이다.

반짇고리가 사회적 기업으로 인정을 받은 이유는 미혼모와 한부모가정, 이주여성, 새터민 등 취약계층의 일자리 창출을 실천하고 있어서다. 더구나 회사는 직원들에게 천연염색 자격증, 재봉 기술 등을 교육해 그들의 자립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이에 반짇고리는 2012년 예비사회적기업에 지정된 후 2013년 사회적기업으로 인증됐다. 김 대표는 “반짇고리를 설립하기 전부터 바느질이나 재봉에 관련된 일을 많이 해왔다”라며 “그곳에서 돈을 벌기위해 갓난아이를 두고 일해야만 하는 엄마들, 엄마라는 이유로 일자리를 구하지 못해 바느질거리 밖에 할 수 없는 여자들 등의 현실을 많이 보고 그런 쪽으로 마음이 가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5월 말 새로운 오픈 매장 운영, 대구·경북의 천연염색 발전을 위해 노력할 예정

천연염색이란, 자연에서 얻은 재료를 통해 염색하는 방법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사계절이 뚜렷했기 때문에 천연염색에 쓰이는 자원이 많았다.

계절마다 곳곳에서 자라는 풀과 잎, 꽃과 나무 등 수백 가지의 식물들이 염색의 재료가 됐으며, 특히 경상도는 예전부터 농사업을 주로 했기 때문에 수확물은 더욱 풍부했다. 게다가 대구는 세계적인 한약재 유통의 거점이었던 약령시가 위치해 있어 한약재까지 쉽게 구할 수 있었다. 김 대표는 “우리 조상들은 예로부터 천연염색을 해왔는데 홍화에서 붉은색, 치자에서 황색, 자초에서 보라색 등을 만들어냈다”며 “시간이 흘러서 식물뿐 아니라 한약재를 통해서도 천연염색을 하기 시작하면서 대구는 천연염색에 필요한 자원들이 아주 풍부한 지역이었다”고 말했다.

천연염색에 필요한 다양한 재료들 (사진/김지은 기자 kje@deconomic.co.kr)

천연염색은 면, 실크, 인견, 삼베 등으로 원단부터 천연 제품을 사용한다. 여기에 숯이나 울금, 치자, 오배자, 홍화, 정향, 가자, 쑥, 괴화, 쪽 등으로 색을 내고 무늬를 만든다. 무늬는 손으로 구김을 만들거나 실로 묶기도 하고 땋기도 하고 많은 방법들이 있다.

이에 천연염색 제품은 향균 작용 등 많은 효능이 있는 제품으로 알려져 있다. 김 대표는 “예를 들어 황토나 숯은 전자파를 차단하는 효능이 있어서 임부복이나 배냇저고리 등을 만들면 좋다”라며 “또 쪽이나 감은 피부진정이나 탈취효과가 우수해 아토피 등의 피부질환으로 고생하는 사람들에게도 좋고, 치자는 차가운 성질을 띠는 식물로 체내에 열이 많은 사람이 입으면 열을 내려주고 피로감을 덜어주는 등 많은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천연염색은 시대에 맞게 발전되고 있어 천연소재뿐 아니라 혼방 및 합성섬유에도 염색이 가능해졌다. 또한 지속적인 연구개발을 통해 어떤 색상이든 원하는 색상으로 염색이 가능해졌으며, 의류뿐 아니라 천연염색을 통해 제작된 속옷부터 침구류, 임산복, 유아복 등 다양한 천연염색 상품이 인기를 끌고 있다.

이에 반짇고리도 의류뿐 아니라 커튼, 이불, 베개 등의 침구류와 임부복 등 다양한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김 대표는 “올해 5월 말쯤에는 대명동에 들어서는 반짇고리의 새로운 오픈 매장이 문을 열 예정”이라며 “이 매장은 반짇고리의 새로운 도전이자 사업모델로, 홍보와 판매에 활용하려 조성됐다”고 밝혔다.

반짇고리의 김순자 대표 (사진/김지은 기자 kje@deconomic.co.kr)

올해 대구경북천염염색협동조합의 이사장으로 취임된 김순자 대표는 반짇고리와 더불어 대구경북의 천연염색 발전을 위해서 노력할 예정이다.

김 대표는 “반짇고리의 목표는 100평 규모의 직원 50명을 채용할 수 있는 매장을 설립해서 천연염색 연구와 제조, 판매를 함께 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드는 것이 최종적인 꿈”이라며 “또한 내년에는 ‘천연염색 국제박람회’ 등의 다양한 박람회에 참가해 해외 바이어들을 대상으로 마케팅을 펼칠 예정이며, 해외에서 열리는 박람회나 전시회에도 참여해 대구·경북의 천연염색의 기술을 널리 퍼트릴 계획이다”고 밝혔다.

김지은 기자 kje@deconomi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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