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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성장 경제 돌파구, '사회적경제'><10>사람의 손으로 생태공원 만든 기업, '신천에스파스'

기사승인 2017.04.12  10:0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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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숙자, 취약계층의 일손을 통해 자연생태계 복원...휴식공간으로 재창출

신천에스파스는 신천 금호강 합류지점 동편 잠수교부터 무태교에 위치한 2천644㎡(약 800평)에 달하는 늪지대 공간을 일컫는다. (사진/김지은 기자 kje@deconomic.co.kr)

대구 도심에서 참개구리와 수달, 두루미를 만날 수 있는 곳이자, 봄에는 유채꽃의 씨앗을 먹기 위해 방울새가 찾아오고 가을에는 잘 익은 벼를 먹기 위해 고라니가 찾아드는 곳이 있다. 대구의 대표적인 하천인 ‘신천’과 ‘금호강’의 합류지점에 자리한 ‘신천에스파스’이다. 이곳은 사회적기업인 ‘신천에스파스사업단’이 수생태계와 둔치생태계를 연관시켜 조성한 생태공간이다. 신천에스파스사업단은 전국에서 최초로 체육공원과 잔디밭 대신 논과 밭, 습지를 일궈 생태계를 복원하고 있는 사회적기업이다.

◆에스파스를 벤치마킹한 신천에스파스, 사람의 손으로 생태공원 만들다

신천에스파스는 신천 금호강 합류지점 동편 잠수교부터 무태교에 위치한 2천644㎡(약 800평)에 달하는 늪지대 공간을 일컫는다. 이곳은 대구YMCA 소속 신천에스파스사업단(이하 신천에스파스사업단)이 생태공간으로 조성하는 사업을 하고 있다.

신천에스파스사업단은 2007년 4월 이 사업을 시작했다. 이후 2010년 1월 사회적기업으로 인증 받았다. 하지만 2013년 신천에스파스사업단을 만든 대구 YMCA에서 불의한 사건이 발생해 사업을 일시 중단하고 휴업 상태에 있다가 지난 2015년 3월부터 다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대구YMCA는 지난 1903년 창립한 이래 지금까지 100년 동안 대구 지역에서 많은 영향력을 행사했으며, 지금도 지역사회의 대표 시민사회단체이다.

신천에스파스의 변화되는 모습들 (사진/대구신천에스파스사업단 제공)

이 단체에 속해있는 신천에스파스사업단은 1995년 파리에서 설립된 기업 에스파스를 벤치마킹해 시작됐다. 파리의 에스파스는 1991년 르노자동차 회사가 외곽으로 이전하면서 슬럼화 된 파리 센강 주변을 다시 살리고자 다양한 환경단체들과 함께 생태공원으로 조성한데서 탄생했다. 파리 에스파스는 센강을 생태공원으로 조성할 때 사회적 일자리 창출 차원에서 알코올 혹은 마약중독자나 노숙자들에게 공원 조성을 맡겨 지역에서 수입도 창출하고 일자리도 만들어 냈다.

신천에스파스 김경민 대표는 “에스파스를 보고 우리나라도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해 각종 쓰레기 폐기물로 뒤덮여 있던 이곳에 일자리가 꼭 필요한 사람을 투입했더니 자연이 살아나기 시작했다”며 “사람의 손으로 생태공원을 조성하면 굴삭기 등과 같은 장비로 생태공원을 조성할 때 쓰이는 비용보다 훨씬 적게 들면서 고용유발효과도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보통 생태공원을 조성할 때는 평탄작업을 통해 바닥을 고르게 만들고 새로운 흙을 까는 복토를 한 뒤 잔디를 깔고 거석이나 소나무 등을 심는데, 사람이 조성하게 되면 직접 손으로 땅에 있는 돌을 제거하기 때문에 비용이 가장 많이 드는 복토를 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

특히 이 같은 일들은 대부분 노숙자나 기초생활수급대상자, 노인, 장애인들을 고용해 진행했다. 사회적기업으로서의 모습을 보인 것이다.

신천에스파스에서 모내기 체험을 하고 있는 아이들과 만들어진 논의 모습 (사진/대구신천에스파스사업단 제공)

이렇게 만들어진 생태공원에서 습지조성사업 등을 실행하자 도심에서 보기 힘들었던 자연 식물부터 삵, 고라니 등의 동물들이 모여들기 시작했다. 이에 신천에스파스사업단은 놀이체험과 농업체험 등을 실시하고 있으며, 연 1천 명 정도의 사람들이 생태체험을 하고 있다. 김 대표는 “신천에스파스는 신천 옆에 위치한 둔치기 때문에 수생태계와 둔치생태계가 함께 공존할 수 있는 방법으로 개발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보통 이런 곳은 수생태계와 전혀 관련이 없는 체육공원이나 잔디밭 등으로 조성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며 “이에 우리 사업단은 신천에스파스를 수생태계와 연관성이 있는 생태공간을 조성함으로써 신천의 생태계를 유지하고 도심 속에서 자연이 살아 숨 쉴 수 있도록 활력을 높여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수(水)생태계 복원하자 다양한 식물과 동물 모여들어

생태계와 자연에 대한 대안을 제시하는 사회적기업인 신천에스파스사업단이 조성한 신천에스파스는 다른 생태공원에서는 볼 수 없는 것들을 많이 만날 수 있다. 이곳에는 흔히 강변에서 많이 볼 수 있는 체육공원이나 잔디밭 대신 습지와 논 등이 조성돼 있다.

신천에스파스에서 볼 수 있는 다양한 식물들과 동물들 (사진/(왼쪽위부터 시계방향으로)해바라기와 방울새, 오리가족들, 참새, 도마뱀)

또한 곡식을 심는 계절에는 고구마와 감자, 옥수수, 깻잎 등이 둔치 곳곳에서 재배된다. 신천에스파스사업단 관계자는 “곡식들을 심어 놓으면 그것들을 먹기 위해 곳곳에서 새와 동물들이 모여든다”며 “유채꽃이나 해바라기 같은 식물을 심어두면 그것의 씨앗을 먹기 위해 방울새들이 모여들고 벼나 깻잎 등을 심어두면 고라니와 삵이, 고구마나 감자를 심으면 맷돼지가 와서 먹는다”고 말했다. 또한 “이렇게 원래 있던 생태계를 이용한 생태공간을 조성하면 자연을 통해 생태계를 복원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에 신천에스파스에는 박주가리, 작살나무, 누리장나무, 꼬리조팝나무, 고광나무 등 400여 종의 식물들이 있으며 고라니와 멧돼지, 수달, 삵, 너구리, 족제비 등 6종류의 포유류가 살고 있다. 또한 백조, 왜가리, 흰뺨검둥오리, 황조롱이, 꼬마물떼새 등의 조류와 참개구리, 두꺼비 등의 양서류까지 만날 수 있다.

신천에스파스사업단은 올해 신천에스파스에 대구 도동 측백나무숲에서 얻은 측백나무 후계목 100그루를 심어 측백나무 숲을 조성할 예정이며, 둠벙(저수지보다 작은 규모의 공간에 물이 괴어 있는 웅덩이를 일컫는 방언)도 만들 계획이다.

김 대표는 “대구는 금호강과 신천 등의 물줄기와 앞산, 팔공산 등의 산줄기 모두가 풍부한 지역으로 생태계가 조성될 수 있는 아주 좋은 자연적 요인을 가지고 있다”며 “신천에스파스와 같은 생태공간을 통해 대구 도심에서 자연을 회복할 수 있다면 생태계가 살아나고 이에 자연환경이 치유되면서 지역 주민은 물론 관광객도 늘어나는 등의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구YMCA 신천에스파스사업단 김경민 대표 (사진/김지은 기자 kje@deconomic.co.kr)

김지은 기자 kje@deconomi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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