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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성장 경제 돌파구, '사회적경제'><9>취약계층을 위한 여행사 '햇빛나들이', 고객 위해 발전하는 곳

기사승인 2017.04.08  11:1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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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구 사회적 기업 최초 '여행업체', 여행프로그램부터 행사까지 사업도 다양해

“일반 여행사의 경우에는 보통 고객들이 여행프로그램 중 하나를 고르고 그 일정에 맞춰서 본인들의 시간을 조절합니다. 하지만 저희는 가고자 하는 날짜를 물어본 후 몸이 불편한 사람은 몇 명이나 되는지, 휠체어는 몇 개나 있는지, 바다가 좋은지 산이 좋은지에 대해 조사한 다음 여행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일정을 세워요. 그들만을 위한 맞춤식 여행프로그램인거죠.”

대구 지역 사회적기업 가운데 최초로 여행업을 시작한 회사인 햇빛나들이는 여행부터 이벤트, 각종 체험까지 행사까지 모두 취약계층에게 맞춘 프로그램을 직접 기획하고 제작한 후 진행하고 있다. (사진/김지은 기자 kje@deconomic.co.kr)

‘햇빛나들이’는 대구 지역 사회적기업 가운데 최초로 여행업을 시작한 회사이다. 더구나 일반적인 여행프로그램이 아닌 취약계층에게 맞춤형 여행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어 대구의 종합복지관이나 기타 관련 단체들에게 없어서 안 되는 사회적기업이다. 이들은 여행부터 이벤트, 각종 체험까지 행사까지 모두 취약계층에게 맞춘 프로그램을 직접 기획하고 제작한 후 진행하고 있다.

◆월성종합사회복지관에서 탄생한 대구 최초의 여행업계 사회적기업

대구시 달서구 송현동에 위치한 주식회사 햇빛나들이는 2008년 12월 대구시 사회복지협의회 산하 월성종합사회복지관에서 탄생했다. 햇빛나들이 박종호 총괄이사는 “초기의 사회적기업들은 상당수가 복지관에서 시작한 기업이 많았다”며 “우리도 그 중 하나로 월성종합사회복지관에서 하나의 사업팀으로 사회적기업을 하게 된 게 지금 햇빛나들이의 초기 모델 ‘햇빛나들이센터’였다”고 말했다.

햇빛나들이센터가 설립된 이후 이들이 가장 먼저 했던 일은 장애인 및 교통약자의 이동을 도와주는 ‘나드리콜’ 운영이었다. 햇빛나들이센터의 나드리콜은 지금처럼 교통수단의 개념이 아닌 케어의 개념으로 몸이 불편한 노인이나 장애인을 대상으로 도우미 2명과 운전기사 1명이 함께 병원에 가서 진료를 받고 고 약을 타고 오는 길에는 마트에 들러 장을 보는 일까지 케어의 역할을 해왔다. 이에 햇빛나들이센터는 2010년 사회적기업으로 인증 받은 후 2011년 주식회사 ‘햇빛나들이’ 독립법인을 설립하게 됐다.

박 총괄이사는 “그러다 어느 날 우리 센터의 나드리콜을 이용했던 어르신 몇 분이 ‘TV에서 보니까 저기 진해 군항제라고 벚꽃이 가득한 곳이 있더라. 그때 보니 차에 휠체어도 들어가던데 우리도 거기 가볼 수 없겠냐’고 물어보셨다”며 “그래서 차 2대 정도를 빌려 함께 다녀왔었는데 그게 소문이 나면서 여기저기서 요청이 들어왔고, 나중에는 복지관에서 단체로 가고 싶다는 요청까지 들어왔다”고 말했다. 또한 “그렇게 여행을 다녀오신 분들이 너무나도 좋아하시는 모습을 보고 ‘이 일은 좀 더 전문성 있게 만들어 더 많은 분들이 여행을 할 수 있도록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여행업을 등록하고 본격적으로 여행업을 했다”고 설명했다.

햇빛나들이의 다양한 여행프로그램 활동 모습 (사진/햇빛나들이 제공)

그렇게 햇빛나들이가 취약계층을 위한 국내 여행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하고 난 후부터는 복지관이나 기타 단체 등에서 욕구에 의한 요청들이 물밀 듯 들어오기 시작했다. 해외여행에 대한 요청에 따라 2012년 여행업을 국내 여행업에서 해외 여행업으로 넓혔고, 이벤트와 체험행사에 대한 요청도 끊임없이 들어오자 이벤트업과 체험행사까지 사업 영역을 넓히게 됐다.

햇빛나들이가 이처럼 다양한 영역으로 확대하게 된 것은 순전히 ‘고객의 요구’를 실천하는데 힘을 쏟았기 때문이다. 햇빛나들이 관계자는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여행의 경우 일정이 끝나면 자신들만의 시간을 보낸다. 하지만 어르신이나 몸이 불편한 이들은 저녁 시간 이후에 일정을 끝내면 대부분 방에 가만히 앉아있을 수 밖에 없다”며 “그런 게 속상해서 처음에는 모닥불을 피워놓고 나와서 함께 시간을 보냈는데 어르신들이 ‘음악도 좀 있었으면 좋겠다. 레크리에이션도 했으면 좋겠다. 노래방 기계도 있었으면 좋겠다’하다 보니 어느 순간 이벤트 업체가 하는 일을 다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맞춤 여행프로그램과 함께 맞춤 이벤트, 행사도 진행할 예정

현재 햇빛나들이에서는 대표이사를 제외한 4명의 직원들이 회사를 꾸려가고 있다. 한 때 16명의 직원을 둘 만큼 사업이 번성하기도 했으나 사회적기업 지원이 끝나면서 자생력을 갖기 위해 많은 인원보다 실질적인 전문가를 만드는 것에 더욱 집중해왔다.

이들은 취약계층의 시각에서 그들에게 딱 맞는 맞춤형 여행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진행함으로써 취약계층에 대한 사회적문제를 해결하고 있다. 박 총괄이사는 “햇빛나들이의 여행은 일반 여행사에 비해 특별한 점이 많다”며 “관광버스를 대절해 가면 뒤에 휠체어를 가득 실은 짐차가 함께 따라온다거나 휴게실을 한 번 이용할 때도 기본적으로 30분 정도가 소요되고, 여행 코스도 장애인 화장실을 중심으로 짜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사실 사업을 진행하면서 엄청난 기술자가 되거나 달인이 되는 건 아닌 것 같다”며 “오히려 평범한 사람들에게는 아무 것도 아닌 일들이 몸이 불편하고 휠체어를 이용하는 사람들에게는 아주 큰 장애물이 되기 때문에 매번 여행을 갈 때마다 또 다른 문제들을 만나게 되고 그런 문제들이 우리 회사가 계속해서 유지될 수 있는 이유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현재 햇빛나들이는 지역 단위나 공동체 프로그램의 축제들을 기획하고 있다. (사진/햇빛나들이가 진행한 달서구 한가위 장터와 경북·대구 정신요양시설 합동 어울마당 큰 잔치)

햇빛나들이는 올해 문화누리카드 여행 프로그램 공모에서 10개의 여행프로그램이 선정됐다. 이에 앞으로도 더 많은 취약계층들이 질 높은 여행을 할 수 있도록 다양하고 재미있는 여행프로그램을 개발할 예정이다. 또한 여행업을 주 사업으로 운영해왔던 햇빛나들이는 올해부터는 이벤트와 행사에도 중점을 두고 운영할 계획이다.

현재 햇빛나들이는 장애인고용공단채용박람회와 장애체험너나들이한마당 등의 행사를 준비하고 있으며, 지역 단위나 공동체 프로그램의 축제들을 기획하고 있다.

박 총괄이사는 “햇빛나들이가 일반 여행사를 따라갈 수 없듯이 일반 여행사도 우리 햇빛나들이가 보는 시각들을 따라올 수 없다고 생각한다”며 “앞으로는 재밌고 다양한 여행프로그램과 더불어 지역공동체, 마을공동체 정신을 추구하는 행사를 맛깔나게 만들어내는 그런 이벤트를 많이 진행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김지은 기자 kje@deconomi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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