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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경제의 터전, 전통시장><17>한 번 가면 힐링하고 돌아오는 '억지춘양시장'

기사승인 2017.01.06  10:0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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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역사와 문화 콘텐츠를 담은 현대화 시장으로 재탄생

“이 시장은 요즘 같이 여유가 없는 바쁜 일상 속에서 더 큰 빛을 바라는 것 같아요. 한가롭고 평화로운 시장을 다니다보면 힐링이 되면서 지쳐있던 마음을 치유 받는 느낌이 들어요.”

경북 봉화군에 위치한 ‘억지춘양시장’은 면 단위 전통시장 중에서 가장 큰 규모를 가진 시장으로, 한 번 가본 사람들은 어김없이 힐링 여행지로 손꼽는 시장이다. (사진/문화관광형시장육성사업단 제공)

경북 봉화군에는 면 단위 전통시장 중에서 가장 큰 규모를 가진 시장이자 한 번 가본 사람들은 어김없이 힐링 여행지로 손꼽는 시장이 있다. 오랜 역사가 묻어나는 재래시장의 매력과 젊음과 문화를 입은 문화관광형시장의 매력까지 느낄 수 있는 이 시장은 바로 ‘억지춘양시장’이다.

물 좋고 공기 맑은 봉화군을 대표하는 시장인 억지춘양시장이 ‘문화관광형시장 육성사업’에 선정되면서 시장의 역사에 새로운 문화 콘텐츠가 더해져 활기 넘치는 시장으로 변하고 있다.

◆신선한 농산물이 가득하고 재래시장의 매력을 느낄 수 있는 곳

억지춘양시장은 봉화군 춘양면에 위치한 소매시장으로, 상설시장과 5일장이 공존하는 시장이다. 이 시장은 평소에는 한적하고 여유로운 시장을 느낄 수 있다가 장날인 4일과 9일에는 영주와 풍기, 예천 등 주변 지역에서 물건을 팔거나 장을 보러 오는 사람들로 북적인다.

주로 판매되는 품목은 송이와 사과, 춘양목, 춘양딸기, 호두, 산나물 등으로 봉화군과 인근 지역에서 재배되는 신선하고 좋은 품질의 농산물들이 유명하다.

억지춘양시장은 한적하고 여유로운 시장을 느낄 수 있다가 장날인 4일과 9일에는 영주와 풍기, 예천 등 주변 지역에서 물건을 팔거나 장을 보러 오는 사람들로 북적인다.

효과적인 일을 위해 원래 계획을 억지로 수정해서 성사시킨다는 뜻의 ‘억지춘양’은 40~50년대부터 시작된 ‘영암선(영주~철암) 철도 개설’에서 유래됐다. 당시 해방과 한국전쟁 등을 겪으면서 90% 이상 공사가 진행된 영암선 철도가 춘양면을 거치는 노선으로 변경됐다. 이에 당시 철교 공사로서는 보기 드문 높이 30.7m 길이 60m의 철 구조 다리가 높여지는 등 영암선이 춘양면을 돌아가게 되면서 ‘억지춘양’이란 말이 생겨나게 됐다.

억지춘양시장 상인 이순희(71·여) 어르신은 “80년대 초만 해도 춘양장날에는 강릉, 동해지역에서 내려온 싱싱한 해산물부터 인근 지역의 농산물까지 가득했다”며 “장날이 되면 인근 주민부터 소천, 석포, 철암 등의 주민들까지 모두 모이는 바람에 기차에서 내린 행렬이 1km는 됐다는 말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억지춘양시장 역사는 1930년에 시작됐다. 당시 사과 장수들이 사과를 팔려고 모인 것이 시초가 됐다. 한 시장 상인은 “이곳은 60~70년대가 가장 장사도 잘되고 사람도 많았다”며 “그때 미시장(쌀을 거래하는 시장)과 우시장(소를 거래하는 시장)이 발전했는데 우시장은 하루에 200~300마리의 소가 거래될 정도로 규모가 컸다”고 말했다.

그렇게 억지춘양시장은 80년대까지 봉화에서 가장 큰 시장으로 유명세를 떨쳤다. (사진/억지춘양시장의 옛모습, 문화관광형시장육성사업단 제공)

그렇게 억지춘양시장은 80년대까지 봉화에서 가장 큰 시장으로 유명세를 떨쳤다. 하지만 90년대에 유통구조가 변화하고 인구가 줄어들기 시작하면서 시장은 쇠락의 길을 맞았다. 특히 지난 2010년 봉화군청이 춘양면에서 내성면으로 이전된 후부터는 시장 인근 주민 수가 현저히 줄어들었다.

◆85년의 역사와 문화 콘텐츠가 섞여 새롭게 탄생하다

하지만 꾸준히 진행된 현대화시설 사업과 ‘문화관광형시장 육성사업’까지 실시되면서 억지춘양시장에 최근 활기의 바람이 다시 불고 있다.

현재 123개의 점포가 운영하고 있는 억지춘양시장은 2004년 비가림시설 설치를 시작으로, 2006년부터 시설현대화 사업, 5일장 육성사업 등으로 현대화 시장의 면목을 갖췄다. 또한 지난 2015년에는 정부의 ‘문화관광형시장 육성사업’에 선정되면서 역사에 문화 콘텐츠가 결합된 시장으로 재탄생하고 있다.

올해 억지춘양시장에는 고객쉼터와 미니도서관, 시장방송국 등의 편의시설부터 아케이드 천장에 설치된 감성조명, 누구든지 체험할 수 있는 공연·행사까지 다양한 문화 콘텐츠가 생겨났다.

시장의 문화축제 ‘억지춘양예술난장’에서는 매주 문화·예술 공연과 프리마켓, 예술체험행사, 이벤트 및 전통놀이 체험 등 다양한 문화공연과 행사가 펼쳐진다. 또한 전통국악공연, 대중가요, 통기타연주, 힙합걸스공연, 마술쇼 등의 이벤트까지 진행될 예정이다.

올해 억지춘양시장에는 고객쉼터와 미니도서관, 시장방송국 등의 편의시설부터 아케이드 천장에 설치된 감성조명, 누구든지 체험할 수 있는 공연·행사까지 다양한 문화 콘텐츠가 생겨났다. (사진/김지은 기자)

게다가 지난해 11월에는 억지춘양시장만의 특화 콘텐츠가 모인 ‘야시장’을 개장했다. 야시장에서는 순대볶음과 은어강정, 부꾸미, 장떡, 매운닭발, 국밥, 잔치국수, 꼬치, 과일쥬스, 빈대떡 등을 판매한다.

대구전통시장진흥재단 장흥섭 원장은 “억지춘양시장은 평화롭고 유유자적한 시장으로 국내 여행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꼭 손꼽는 장소”라며 “최근에는 문화관광형시장 육성사업으로 가족과 함께 할 수 있는 다양한 문화 행사와 시설까지 정비돼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는 시장 중 하나다”라고 말했다.

봉화춘양시장 문화관광형시장 육성사업단 강지윤 단장은 “상인들의 자생력을 강화하기 위해 먹거리장터를 추가 개발하고 홍보 미디어보드를 설치하는 등 면단위 전국 최대 상설시장인 억지춘양시장의 옛 명성을 되찾기 위해 사업단과 상인들이 함께 전력을 다할 계획”이라며 “85년의 역사를 가진 봉화 억지춘양시장이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문화관광형시장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더 많은 활성화 방안을 진행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김지은 기자·박상희 기자 kje@deconomi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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