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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경제의 터전, 전통시장><10>'대가야의 도시' 고령의 유일한 전통시장, 고령대가야시장

기사승인 2016.11.11  10:2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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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랜 역사를 거치면서 재탄생, 관광형 문화 시장으로 거듭나는 중

미숭산과 만대산 등의 많은 산지와 낙동강이 위치한 고령은 예로부터 천혜의 요새라고 불렸던 지역으로 고대부터 철의 산지로 유명했다. 대가야가 수도로 고령을 정한 것도 이 같은 지리적 강점과 철 생산 이라는 산업적인 분야를 고려했기 때문이다. 물자가 풍부한 고령이었던 만큼 이곳에는 조선시대 전부터 이어져온 오랜 역사를 간직한 전통시장이 많았다. 하지만 시간이 흘러 하나둘 사라지고 지금 명맥을 유지하고 있는 유일한 전통시장은 ‘고령대가야시장’ 한 곳 뿐이다. 역사의 끈이 계속 이어지듯 고령대가야시장은 수차례의 변신을 통해 고령을 대표하는 문화 관광시장으로 거듭나고 있다.

4일과 9일 장날이 열리는 오일장인 고령대가야시장은 오일장임에도 고령에서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하는 곳으로, 조선시대 전부터 형성됐다는 고령읍내장에서 시작된 시장이다.

◆대가야의 도시 ‘고령’을 대표하는 시장

4일과 9일 장날이 열리는 오일장인 고령대가야시장은 오일장임에도 고령에서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하는 곳으로, 조선시대 전부터 형성됐다는 고령읍내장에서 시작된 시장이다.

초기 고령읍내장은 성내장과 성외장 두 군데로 생성됐으나 1920년 대홍수가 일어나면서 하나로 합쳐졌다. 이후 1941년 오늘날 고령대가야시장이 위치하는 곳에 시가지 중앙도로 양쪽에 작은 점포를 지어 개설됐다. 그러다 1982년 시장의 시설을 정비하고 민영화한 후에는 고령종합시장으로 불렸으며, 이후 진입로와 3천306㎡ 규모의 주차장을 설치하고, 낡은 장옥 정비 등의 개선 등을 마친 후 2015년 ‘고령대가야시장’으로 이름을 바꿨다.

고령군 지산읍에 위치한 고령대가야시장은 7천287㎡ 부지에 약 270개소의 점포가 있다. 오일장이 열리는 날이면 최대 2천명의 사람들이 모이는 이 시장은 양곡과 건어물, 수산물로 많이 알려져 있으며, 수구레 국밥으로도 유명하다. 수구레는 소의 가죽껍질과 쇠고기 사이의 아교질을 일컫는 말이다.

시장을 찾은 정혜숙(57·여) 씨는 “수구레는 소의 특수부위로 전문점에서만 맛볼 수 있는 귀한 음식이다”라며 “쫄깃하게 씹히는 맛이 일품인 수구레가 들어간 따끈한 수구레국밥을 한 그릇 먹고 나면 그 맛을 잊을 수 없어 시장에 올 때마다 자주 먹으러 온다”고 말했다.

또한 고령대가야시장에는 ‘철의 왕국 대가야’의 말에 맞게 80년의 역사를 가진 전통대장간이 위치해있다. 할아버지가 처음 문을 연 이 대장간은 현재 아버지를 이어 아들까지 3대가 전통을 이어오고 있다.

고령대장간의 이준희(43) 씨는 “고령은 예전부터 철로 유명해서 이 시장에만 7~8개의 대장간이 존재했는데 지금은 나 혼자만 남아있다”며 “힘이 닿는 데까지는 대장간을 이어가면서 고령의 역사를 간직할 생각이다”고 말했다.

고령대가야시장에는 ‘철의 왕국 대가야’의 말에 맞게 80년의 역사를 가진 전통대장간이 위치해있다. 할아버지가 처음 문을 연 이 대장간은 현재 아버지를 이어 아들까지 3대가 전통을 이어오고 있다.

◆고령 전통시장의 침체와 변화들

고령에서 생산된 철은 일본과 중국으로 수출될 만큼 유명했다. 또한 조선시대에는 인근의 대구를 거점으로 낙동강의 수로 교통을 통해 많은 물자들이 모여들었다.

이 같은 지리적인 이점으로 고령에는 보부상들이 많았다. 보부상은 정밀한 세공품이나 값비싼 사치품 등을 보자기에 메고 다니며 판매하는 보상(봇짐장수)과 소금을 비롯한 이용품을 지게에 얹어 짊어지고 다니며 판매하는 부상(등짐장수)을 합친 단어로, 고령에는 옛 보부상들의 단체인 고령상무사의 명맥을 아직까지 유지하고 있다.

고령상무사는 140여 년의 역사를 가진 단체로, 현재 경북도 지역에 남아있는 유일한 보부상 단체이다.

보부상들이 늘어나면서 고령에는 자연스럽게 많은 시장들이 개설됐다. 1957년 고령 지역에는 기존의 읍내장과 성산시장을 제외하고, 덕곡면의 덕곡시장, 운수면의 꽃질시장과 한다리시장, 다산면의 다산시장, 개진면의 오사시장과 직동시장, 우곡면의 도진시장, 쌍림면의 귀원시장 등이 존재했다.

(사진/고령대가야시장이 조성됐던 1980년대(위), 1990년대의 고령대가야시장(아래), 고령대가야시장 상인회 제공)

그러나 이렇게 급속도로 증가했던 시장은 인구 감소와 산업화, 유통구조의 변화 등으로 크게 약화되기 시작했다. 이에 70년대에는 고령시장(고령읍내장)과 성산시장, 다산시장, 가륜시장, 백산시장 5개의 정기시장만 운영됐으며, 2008년에는 고령시장을 제외하고 모든 시장이 사라지게 됐다.

고령읍내장은 한 때 사람에게 밀려 걸어 다닐 정도로 아주 크고 유명한 시장이었다. 하지만 현재는 오일장이 열리는 날에도 모든 점포가 문을 다 열지 않을 만큼 침체돼 있는 실정이다. 고령대가야시장 상인회 유선미 매니저는 “유통구조 변화와 함께 아무래도 오래된 시장이다 보니 환경도 열악하고 상인들도 모두 나이가 많으셔서 침체가 오래 지속되는 것 같다”며 “몇 년 전까지만 해도 고령대가야시장은 퇴출시장 중 하나였다”고 말했다.

하지만 최근 고령대가야시장이 변하기 시작했다. 지난 2012년 시장활성화사업 중 하나인 상인대학의 첫 졸업식을 시작으로 상설무대와 상인교육관, 고객쉼터 등이 설립됐다. 이후 2015년에는 이름을 변경했고 현재는 진입로와 상하수도, 비가림막 등의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유 매니저는 “고령군이 2017년 관광도시로 선정되면서 많은 관광지와 함께 고령대가야시장을 연결하는 프로그램을 구상 중”이라며 “고령대가야시장이 오랜 침체기를 이겨내고 역사와 관광이 함께하는 시장으로 거듭나기 위해 상인부터 군청까지 모두 힘쓰고 있다”고 밝혔다.

◆관광과 함께하는 시장으로 다시 태어날 ‘고령대가야시장’

고령의 가장 큰 장점 중 하나는 많은 관광 자원들이 많다는 것이다. 이에 지난 9월 24일에는 고령의 관광지와 시장을 잇는 관광 프로그램을 대구에서 진행했다.

‘대가야 코스모스 축제, 가야금체험’으로 진행된 행사는 한 명당 9천원의 참가비를 받아 대구에서 출발해 고령의 관광을 체험하는 프로그램으로, 대가야전통시장과 가얏고마을, 지산동 고분군, 대가야박물관, ‘2016 고령 꽃 페스티벌’까지 즐길 수 있는 여행이다.

고령군 지산읍에 위치한 고령대가야시장은 7천287㎡ 부지에 약 270개소의 점포가 있다. 오일장이 열리는 날이면 최대 2천명의 사람들이 모이는 이 시장은 양곡과 건어물, 수산물로 많이 알려져 있으며, 수구레 국밥으로도 유명하다. 

고령군 최돈곤 지역경제담당은 “고령대가야시장은 고령의 많은 관광지 중간에 위치해있어 모든 관광지에서 차타고 짧게는 5분, 멀게는 20분밖에 걸리지 않는다”며 “9월에 진행한 ‘대가야 코스모스 축제, 가야금체험’이 고령의 다채롭고 풍부한 관광지와 함께 고령대가야시장을 알리는데 있어 좋은 평가를 받아 오는 19일에 한 번 더 행사를 진행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오는 19일에 진행되는 고령 관광 체험은 ‘신비의 땅 대가야 고령, 가야금 체험’으로 대구와 ‘대가야를 찾아서! 고분군 트레킹’으로 광주에서 동시에 열린다.

‘신비의 땅 대가야 고령, 가야금 체험’의 참여비는 인당 9천원이며, 우리나라 고유의 현악기 가야금의 고장인 가얏고마을과 대가야전통시장, 가야 최대의 고분군을 만날 수 있는 지산동 고분군, 대가야의 역사를 알 수 있는 대가야박물관, 팔만대장경이 강화도로부터 운반될 때 서해와 남해를 거쳐 낙동강을 거슬러 온 배가 도착했던 개경포나루 기념공원까지 여행할 예정이다.

광주에서 진행되는 ‘대가야를 찾아서! 고분군 트레킹’은 대가야역사박물관부터 고령대가야시장, 지산동 고분군, 개경포나루 기념공원 등을 여행한다.

대구전통시장연구소 장흥섭 원장은 “고령은 관광자원이 아주 풍부한 지역으로 최근 새로운 관광지로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며 “고령대가야시장이 문화관광형 시장으로 고령의 많은 관광지와 함께 연계한다면 활성화에 큰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지은 기자 kje@deconomic.co.kr

<저작권자 © 디지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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