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대구 중견기업의 '갑질', 청와대 국민청원으로까지 번졌다

(기업=디지털경제) ‘갑질 오브(of) 갑질 회사’

대구 지역의 중견기업인 A사가 직원들에게 업무와 무관한 과도한 ‘극기 훈련’을 강압적으로 하고 있다며 직원들이 ‘갑질 중단’을 요구하고 나섰다. 특히 강압적 극기 훈련뿐 아니라 회사 내 성범죄와 차별적인 대우 등 그동안 꽁꽁 숨겨져 있던 각종 ‘갑질’들에 대한 폭로도 이어지고 있어 논란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대구의 중견기업 A사에 다니고 있다는 B 씨는 이달 13일 청와대 국민청원에 ‘회사의 극기훈련을 막아주세요’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그는 “회사는 직원들의 도전정신을 키운다는 취지로 금요일저녁부터 토요일 낮까지 밤새행군과 다음날 래프팅 등을 한다”며 “올해 초에는 마라톤 10km 참석이 있었고, 월요일 출근하는 직원들이 연차나 반차쓰기라도 하면 일명 블랙리스트를 만들어 회장에게 보고가 들어가고 인사평가를 할 때 반영한다”고 밝혔다. 이어 “군대도 아니고 다른 방법의 단합도 있을텐데 회사들의 강압적인 군대식 훈련을 법적으로 막아달라”고 청원했다.

대구의 한 중견회사 직원이 지나친 극기훈련을 막아달라는 국민청원을 올렸다.(사진=국민청원 캡쳐)

실제 게시글에는 A사 직원으로 보이는 이들이 극기 훈련 중 한 여직원이 미끄러지면서 머리가 찢어지는 부상을 입자 구조헬기가 출동했다는 댓글을 달았다.

또 다른 댓글에는 “회사 회장이 아침 조회 때 (여직원)부상당한 일을 두고 인사부에게 인증샷을 왜 안찍었냐고 웃으며 얘기하는 것을 보고 소름이 돋았다”는 뒷 이야기도 있었다.

올 초 국내 시중 은행이 신입사원 연수 기간 중 산행을 강행하면서 여직원들에게 피임약을 지급한 사실이 밝혀지면서 기업들의 강압적인 단합대회를 막아야 한다는 분위기가 커졌지만 A사는 여전히 ‘육체적 고통’을 직원들에게 강요하고 있는 사실이 드러난 셈이다.

취재 결과 A사는 대구의 대표적인 공구유통 회사인 것으로 파악됐다. 이 같은 A사의 ‘갑질’을 두고 청원에 동의한 이들은 “북한과 다를 게 없는 독재방식이다”, “아직까지도 이런 회사가 있다니 놀랍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특히 청원글에 힘입어 A사 직원들로 보이는 이들이 회사 내부의 추가적인 사항들에 대해서도 폭로를 이어가고 있어 각종 ‘갑질’이 줄줄이 나오는 ‘대구판 아시아나’, ‘대구판 대한항공’처럼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우선 직원들은 성범죄자인 간부급 직원이 퇴사했다가 다시 복직한 것에 대해서 비판하고 있다. 청원 댓글에 “신문에 나온 범죄자는 현재 다시 근무 중이며 회장님이 불렀다며 얼굴 들고 다닌다”고 주장했다.

회사 내부에서는 남성 임직원들의 여직원 성추행은 비일비재한 일이라며 합의금이 오가고 있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이 밖에도 “공구도감 카탈로그 찍어내서 영업자들에게 할당 강매시킨다”며 “보고는 거래처들이 구매한거라고 올리겠지만 실제로 영업자들 대출받아가며 선구매하고 있다는 걸 경영진들 알고도 모른척 하는건지 정말 이런건 갑질 오브 갑질이다”는 폭로도 있었다.

이 같은 회사의 갑질에 대해 A사 관계자는 “사고가 발행산 지난해 극기 훈련 경우 예년보다 참가자를 절반으로 줄였던 것으로 회사 내부에서도 직원들의 의견을 참고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며 “성범죄자의 복직은 사실무근이며 여타 다른 의혹에 대해서도 지나친 오해일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고 대답했다.

국민청원에 대해서 내부 직원들이 연이어 갑질과 비리를 폭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