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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문야시장 100일><2>불법노점상 계속 늘어나고, 셀러들도 뒤죽박죽

기사승인 2016.09.13  12:0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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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서문야시장이 개장 100일을 맞이했다. 야시장이 호황을 누린 만큼 개선사항이 하나둘씩 나오고 있다. (사진/김지은 기자 kje@deconomic.co.kr)

12일 오후 7시 대구 중구 서문시장 앞. 폐장 준비를 하는 서문시장 상인들과 개장 준비를 하는 서문야시장의 모습이 동시에 눈에 들어왔다. 어두워지기 전에 정리하려는 상인들과 주차타워에 주차된 차량들을 모두 빼내려는 야시장 관리원, 야시장의 짐들을 옮기고 있는 셀러들까지 가장 분주한 시간이 계속됐다.

오후 7시 30분 본격적인 서문야시장 개장 시간이 됐다. 인기 매대에는 개장한지 5분도 채 지나지 않아 손님들이 줄을 섰다. 시간이 조금 흐르자 야시장 매대 사이사이에 몇몇 상인들이 아이스박스를 두고 물과 음료수, 맥주 등을 팔기 시작했다. 한 상인은 불빛이 들어오는 장난감을 팔았다. 이를 지켜보던 야시장 셀러 중 한 명은 “우리 같은 셀러는 야시장에 입점하기 위해 레시피를 고민하고 음식 평가까지 거치는 등 치열하게 경쟁했다”며 “위생교육도 받는 등 대구시에 적극 협조하며 고객의 서비스를 위해 준비해왔는데 개장한지 3개월도 지나지 않아 불법노점상이 야시장에 속속 들어왔다”고 우려했다.

‘한강이남 최대 전통시장’이라는 명성을 가진 서문시장이 올 상반기 야시장을 개장하면서 또 한 번 도약을 시도하고 있지만 문제점이 속속 나타나고 있다.

◆막을 수 없는 불법노점상, 위생 우려도

서문야시장에서는 ‘아이스박스’에 담겨진 음료수와 맥주를 파는 상인들을 많이 볼 수 있다. 몇몇 셀러보다 더 많은 수입을 벌고 있는 이들은 모두 불법노점상으로, 이들을 저지할 마땅한 방법이 없어 셀러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서문야시장이 인기를 누리면서 불법노점상들이 속속 들어서고 있다. 12일 야시장에서 등록되지 않은 불법노점상들이 영업을 하고 있다. (사진/김지은 기자 kje@deconomic.co.kr)

서문야시장의 셀러들은 지난 6월 서문야시장이 본격적인 개장을 하기 전 평균 12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치열한 선정을 거친 80명으로, 모두 개인사업자 등록을 마친 정식 사업자들이다.

서문야시장에서 활동하고 있는 한 셀러는 “야시장 셀러들은 술을 못 팔게 돼있는데 이들은 맥주와 음료수 등을 정해진 가격 없이 그냥 파시니까 어쩔 때는 셀러보다 더 많은 수입을 얻기도 한다”고 주장했다.

음식까지도 불법노점상으로 판매하고 있는 상인들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음식을 판매하고 있는 셀러는 “정식 매대 뒤에서 간이 프라이팬에 음식을 해서 팔기도 하시는데 엄연한 불법”이라며 “하지만 서문시장의 상인들이라는 이유로 우리가 불만을 제기 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이어 “시에 민원을 넣어보기도 했지만 ‘알아서 하겠다’는 답변만 올 뿐 지금껏 달라진 것이 없다”며 “단속을 가끔 해도 그때 뿐 결국 같아지고, 어떤 상인들은 자신의 매대 앞자리에 아이스박스를 두는 조건으로 세를 받기도 한다더라”고 불만을 드러냈다.

셀러들은 불법노점상 가운데 일부는 기존 서문시장에서도 노점을 하던 이들이라는 이유로 쉽게 이의 제기를 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한 셀러는 “불법노점상이 판을 치지만 ‘굴러들어온 돌이 박힌 돌 뺀다’는 취급을 받으며 눈치를 봐야하기 때문에 이들에게 불만을 말 할 수도 없다”며 “개인사업자 등록을 마친 정식 사업자임에도 시의 눈치와 서문시장 상인의 눈치까지 모두 봐서 스트레스가 너무 심하다”고 말했다.

◆셀러들도 뒤죽박죽, 장기적인 변화 필요

3개월이 지난 시점에서 음식 셀러들에 대한 변화도 요구되고 있다. 대구전통시장진흥재단 장흥섭 원장은 “서문야시장의 65개 매대 음식은 너도나도 비슷한 음식들뿐이다”며 “대부분 음식들이 젊은 층의 입맛에 맞춘 퓨전형 음식들이고, 그들 간의 차별성이 낮아 특색이 없다”고 지적했다.

서문야시장의 음식들이 대구를 대표하는 음식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사진/김지은 기자 kje@deconomic.co.kr)

실제 서문야시장의 음식 매대 가운데 대구를 대표하는 음식은 전무하다 싶었다. ‘대구 10味’ 중 하나인 ‘막창구이’ 업체 2곳이 전부이다. 특히 나머지 63개 매대 가운데에는 일반 프랜차이즈 업체의 ‘분점’ 형태인 곳도 더러 있어 ‘대표성’은 물론 ‘독창성’도 부족했다.

서문시장의 상인 A 씨는 “솔직히 셀러들도 문제가 많다”며 “음식 메뉴도 멋대로 바꾸고, 음식도 더 자극적인 거, 짠 거만 추구하다 보니 대구 대표 시장인 서문시장에서 하는 야시장임에도 대구를 대표할 수 있는 음식은 10개도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그냥 사람들 불러 모으기에만 급급하지 제대로 된 야시장 운영이 되지 않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셀러들의 현황도 실제 리스트와 맞지 않는 경우가 나타나고 있다. 본지가 12일 오후 문을 연 67개 매대 가운데 64개의 셀러 현황을 대구시의 자료와 비교해본 결과, 16개 매대의 셀러 성별과 나이가 일치하지 않았다. 셀러가 22살 남성으로 등록돼 있는 한 매대에는 50대 부부가 장사를 하고 있었다. 이들에게 셀러가 어디 있냐고 물었더니 “딸이 오늘 일이 있어서 엄마인 내가 대신 장사를 한다”고 설명했다. 셀러리스트에는 남성이라고 돼 있지만 아들이 아닌 ‘딸’이 운영한다는 전혀 다른 대답을 한 셈이다.

한 관계자는 “서문시장 야시장이 시장의 활성화와 젊은이들의 창업 지원 등 긍정적인 목표아래 진행됐는데 지금은 단순히 돈을 벌고자하는 행위로 변질됐다”며 “장사가 잘된다고 아르바이트생을 고용하고 본인은 정작 부스에는 나와 보지 않는 셀러들도 있다”고 꼬집었다.

실제 개장 3개월 만에 셀러의 변경도 일어났다. 대구시 관계자는 “4명의 셀러가 개인적인 사정상의 이유로 계속 운영할 수 없다고 밝히면서 예비 셀러들이 자리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대구전통시장진흥재단 장흥섭 원장은 “청년 상인을 모집하는데 아들 대신 아버지가 운영한다는 것은 문제가 될 수 있다”며 “관리감독을 철저히 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역의 한 사회적기업 대표는 “야시장의 매출이 하루 1백만 원 이상이라는 소문이 돌면서 권리금을 받고 다른 이에게 매대를 넘긴다는 소문이 돌고 있을 정도이다”며 “선정된 셀러가 제대로 운영을 하고 있는지 대구시가 관리감독을 철저히 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지은 기자·이현주 인턴기자 de@deconomi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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