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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현장] 전국 3대 상권 중 하나, 대구 동성로가 무너진다

기사승인 2020.06.03  22:0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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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로나 이후 매출 급감...인건비·임대료 못 버티고 곳곳 폐업

한 때 서울 강남, 부산 서면과 함께 전국 3대 상권 중 하나였던 동성로 상권이 코로나 19 사태이후 쇠락을 거듭하며 폐업 점포들이 늘고 있다. 한상갑 기자

“코로나19 이후 매출이 90% 이상 줄었습니다. 식당 손님이 하루 두 세 팀이 고작입니다. 임대료, 인건비를 주고나면 월 500만~700만원은 그대로 적자예요.”
대구시 중구의 한 식당 주인의 넋두리처럼 동성로의 공실률이 급증하면서 상인들의 시름도 깊어지고 있다.
서울의 강남, 부산의 서면과 함께 우리나라 3대상권 중 하나로 불리는 동성로가 폐업이 늘면서 상권이 급속도로 위축되고 있다.
2일 기자는 옛 중앙파출소~대구백화점~CGV(옛 한일극장)~교동시장을 돌아보았다. 한 독자가 도로변 폐업 사진을 보내와 답사에 나섰는데 상황은 예상보다 심각했다.
통신골목에 들어서자마자 ‘임대 문의’ 딱지가 상가 곳곳에 붙어 있었다. 통신골목에서 CGV 사이 20곳 정도가 이미 폐업에 들어갔고 도로 이면까지 포함하면 숫자는 훨씬 늘어난다.
중앙로 지하상가도 심각했다. 입구 쪽에서 내려서자마자 100여m 사이에 10여 곳 점포에 폐업안내문이 붙어있었다.
공실은 PC방, 패션 의류, 휴대폰대리점, 식당 등 업종을 가리지 않았다. 급히 점포를 정리한 듯 가게 안은 집기들로 어지럽혀 있었다.
특히 패션 의류, 잡화류를 취급하는 점포 폐점이 눈에 두드러졌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소비자들의 구매 행태가 비대면 구조로 바뀐 이유가 큰 듯했다. 우르르 몰려와 입어보고 써본 뒤 물건을 사던 소비 패턴이 불과 3개월 만에 바뀐 것이다.
대구시내 주요거리의 유동인구가 줄어든 것도 큰 역할을 했다. KDX한국데이터거래소 통계에 의하면 대구는 코로나 사태 이후 유동인구가 62%가 줄었고 그 중에서 동성로는 70%가 줄어 대구의 최악 수준이었다.
또 한국감정원 자료에 따르면 대구의 중대형·소형·집합상가와 오피스 등 상가에서 임대가격지수 변동률이 전국 최고 하락률을 기록했다. 코로나 19 확산으로 폐업을 결정하는 점포가 늘어난 반면, 새로 개업하는 점포가 줄어들면서 임대료가 급락했다는 뜻이다.
동성로에서 통신판매점을 운영하는 A씨는 “바로 앞 잡화점이 3월 초 폐업했고, 인근 게임방은 4월 말에 영업을 중단했다. 코로나 사태로 점포들이 인건비, 임대료를 감당하지 못하고 하나둘씩 문을 닫았다”며 “희망을 품고 버티는 것도 한계에 이르렀고 빈 가게들이 많이 늘어나 더 힘이 빠진다”고 말했다.
이렇다보니 폐업 또는, 폐업 대기 중인 상가가 줄을 잇는 반면, 신규로 사업을 시작하려는 이들은 보기 드문 실정이다. 일부 건물은 임대료를 낮춰도 입점할 사람을 찾지 못하는 실정이다.

평소 같으면 인파로 붐빌 오후 5시 지만 코로나 사태이후 동성로에는 유동인구가 급감했다. 한상갑 기자


건물주 A 씨는 “33m² 규모인 1층 점포 임대료를 보증금 1억 원, 월세 300만 원에서 보증금 4000만 원, 월세 200만 원으로 내렸지만 아직 임차인을 구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두 번 다시 코로나19 발생 전 세상으로 돌아갈 수 없을 거라는 우려가 설득력을 얻고 있는 가운데, 이제 오프라인 점포나 리테일(retail, 소매영업)은 완전히 사라질지도 모르는 전환기를 맞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계명대 국제통상학부 신상헌 교수는 “코로나 19 여파로 대구 경제가 직격탄을 맞은 데다, 소비 패턴도 비대면으로 바뀌는 구조적인 변화까지 감안하면 전망을 좋게 말하긴 어렵다. 그렇지만 이 코로나 광풍이 지나가고 억눌렸던 소비 욕구가 다시 살아난다면 대구 중심 상권도 반드시 회복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류규하 대구 중구청장은 “한 때 유동인구 70만 명이 넘던 동성로 상권 침체가 너무 무겁게 다가온다”며 “이에 중구는 ‘착한 임대인’에게 건축물 재산세를 감면해주고 식당, 카페에 선결제를 하고 재방문을 하는 ‘착한 소비운동’을 적극적으로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또 중구에서 추진하고 있는 대구 최초 ‘동성로 관광특구’가 결실을 맺는다면 동성로는 물론 지역 관광, 경제 활성화에 크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상갑 기자 arira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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