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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듬뿍 추억 가득, 대구 전통시장] 대구시 동구 공항시장

기사승인 2023.01.24  21:0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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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항이 군위로 이전하면 어떡하나? 시장 상인들 아쉬움

공항시장 주 출입구 모습. 한상갑 기자

아직 우주정거장이 상용화하기 전이니 현재 인류의 최첨단 교통수단은 공항이다. 그것도 국제공항이라면 그 범위는 글로벌 개념으로 확대된다. 공항에는 또 면세점 등 럭셔리 쇼핑 공간이 함께 자리 잡고 있으니 상업, 유통 측면에서도 최첨단 지위는 확고하다 하겠다.

교통과 유통의 ‘전위(前衛) 부대’인 공항과 전통시대 산물인 재래시장을 묶어보면 어떨까. 할머니 발목에 나이키 양말이나, 갓 밑에 정장처럼 부자연스럽기만 하다.

지역에는 대구국제공항이 있고 우연스럽게 공항 앞에는 전통시장인 ‘공항시장’이 자리 잡고 있다. 첨단과 전통의 극단에서 두 존재가 한 공간에서 만난 셈인데, 둘의 케미가 무척이나 궁금하다. 대구의 전통시장 탐방, 이번엔 대구국제공항 바로 앞에 있는 공항시장을 돌아보았다.

 

◆불로동, 지저동, 입석동 주택가 배경으로 시장 설립=공항시장의 설립 배경인 대구공항은 1961년에 건립되었다. 대구가 전국 3대 도시로 도약하면서 중남부권 허브공항의 필요성이 제기되었다. 국내선 위주였던 대구공항은 1996년에 오사카행 노선이 개설되면서 35년 만에 국제공항으로 도약했다.

공항활주로와 관제탑 등 주요 시설이 금호강 주변에 위치한 까닭에 정부, 자치단체는 국가 기간시설을 범람으로부터 지키기 위해 안심에서 불로동에 이르는 제방을 축조했다.

금호강변 치수(治水) 사업이 완료되면서 주거 환경이 좋아지자 공항 주변인 불로동, 입석동, 지저동 일대엔 주거 타운이 형성됐다.

기존 전통 취락 주민들과 신도시 주민들이 동구의 서쪽에 부도심을 형성하며 동구청은 행정적 필요에 의해 1985년 공항시장을 건립했다. 그 당시 불로동, 지저동 일대는 대구의 도시 팽창으로 인구가 정점을 이룰 때여서 주민 편의 목적 외 상업성도 충분했을 것으로 보인다.

대구에 공항시장이 있다면 서울 강서구 방화동로에도 공항시장이 있다. 1958년 김포비행장이 들어서면서 행정명이 공항동으로 되었고 자연스럽게 시장 이름도 공항시장이 되었다.

서울의 공항시장 역시 한때 방화동, 공항동 배후 상권과 공항 입지라는 빽(?)을 배경으로 한때 강서구의 주요 상권을 형성했지만, 인천국제공항이 들어서면서 여객, 화물 등 항공 수요의 대부분 넘겨주는 바람에 급격한 몰락을 맞았다.

더욱이 3분 거리에 롯데몰과 10분 거리의 대형 재래시장인 방신시장이 위치하고 있어 유통시설로서의 존재감도 빛을 잃고 말았다.

최근 서울시가 공항시장 현대화 정비에 나서 상당수 상점이 철수한 상태고 폐허로 방치되다가 현재는 재개발이 진행 중이다. 서울과 대구의 두 공항시장이 산업, 교통의 변화와 주변 도시의 개발에 따라 부침(浮沈)을 거듭하는 현상이 재미있다.

 

◆도심형 상가시장 형태...41개 점포 운영 중=공항시장은 지저, 불로, 입석동 주택가를 배경으로 들어선 시장이다. 바로 근처에 공항이 위치해있기 때문에 고도 제한 등 많은 제약들이 도시 발전을 가로막았고, 항공기 이·착륙 소음 등으로 주민들 삶의 질도 낮아지는 가운데 이런 삶터를 꾸려 온 데는 많은 애환이 함께했을 것이다.

대구국제공항과 시장의 직선거리는 200여m 남짓하다. 시장 전체 면적은 5,461㎡(1,600 여평)으로 아담한 편이다. 주택가 한복판에 2층 상가 형으로 건립되었고, 대구시 자료에 의하면 현재 임차점포 41곳이 운영 중이며 빈 점포는 4곳이 있다고 한다.

시장에서 만난 한 상인은 “시장에 뚜렷한 특징은 없고 전형적인 주택가의 생필품 공급시장 형태를 띠고 있다”며 “공항을 이용하는 승객들이 식사를 위해 자주 시장에 들르는 것이 특징”이라고 말한다.

시장의 가장 큰 고객은 불로, 입석, 지저동 주민들이다. 상당수가 단독주택가 주민들이라서 전통시장과 라이프 스타일이 일치한다. 또 주민들은 시장 충성도가 높아 시장에 든든한 원군이 되고 있다.

점포의 주요 구성은 식당, 식육점, 방앗간, 떡집, 수산물, 쌀집, 횟집, 주방용품, 잡화점 등이다. 다른 주택가 시장과 마찬가지로 주민들의 외식 장소나 생필품 공급지로 특화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공항시장은 작은 규모지만 크고 작은 맛집들로 유명하다, 사진은 시장 내부 모습.

◆돼지국밥, 횟집, 코다리찜 등 맛집 인기=공항시장은 시장통로가 100m 남짓한 소형시장이지만 그래도 셀럽급 맛집들을 상당수 보유하고 있다.

대표적인 곳이 D돼지국밥이다. 공항 가는 길에 들러야 할 필수 코스로 유명하고 술국, 암뽕, 아바이순대, 수육백반 등을 차려낸다. 셀프바에선 편육과 국수가 무제한으로 제공된다.

가성비 좋기로 소문난 K코다리찜·추어탕집도 인기다. 시그니처 메뉴 외에도 명태찜, 동태찌개, 도루묵, 미주구리회 등 해물요리도 함께 취급한다.

수산물 전문점 M활어회도 시장 맛집에 랭크되어 있다. ‘매천수산시장보다 저렴한 횟집’을 구호로 싱싱한 광어, 우럭, 밀치, 멍게 등 횟감을 취급하며 전자저울로 달아 정확한 계량 판매를 하고 있다.

그나저나 대구경북통합신공항의 군위 이전으로 공항시장 상인들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시장의 주요 고객층이었던 공항손님들이 줄어드는 데다 2030년 공항이 완전히 이전하면 유동인구가 줄어 상권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편으로 대구공항 부지 개발에 대한 기대도 함께 높아져 낙관적인 분위기도 함께 존재한다.

한 주민은 “공항이 떠나고 직선거리 200~300m 지점에 대규모 주택단지나 문화·공공시설이 들어서면 상권 활성화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향후 대구시의 공항부지 도시계획에 주목하며 이에 대한 대비를 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공항시장에서 뭐 하고 놀까 뭘 먹을까

1961년 대구공항 건립이후 주변 주택가에 인구가 늘어나자 주민들의 생필품 조달처로 기능하기 위해 들어선 시장이다. 대구공항과 약 200여m 떨어져 있어 공항의 승객들이 식사나 쇼핑을 위해 가끔 들른다. 최근 시장 주변에 아파트 단지가 들어서 상권 활성화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

▶주소=대구시 동구 해동로 3길 6

▶영업시간=오전 9시~오후 9시.

▶교통=101-1, 401번, 팔공1번, 팔공2번, 719번, 동구2번, 동구8번, 급행1번.

▶특징=2030년 대구경북통합신공항 이전이 확정되면서 상인들은 향후 시장에 미칠 영향들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맛집=돼지국밥, 횟집, 추어탕, 코다리찜, 찜갈비.

한상갑 기자 arira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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