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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목! 이 현장] 경남 거창군 월성계곡 허브 카페 ‘민들레울‘

기사승인 2023.08.24  16:2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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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허브 농장에 캠핑·바베큐 문화 장착, 오감만족 캠핑 성지 우뚝

민들레울 카페 전경. 권혁만 기자

24년 전 민들레울을 통해 허브 농원 카페의 신지평을 열었던 김양식 대표가 아웃도어 리빙 전도사로 한국형 바베큐 비즈니스를 시작했다.

다양한 아사도(라틴아메리카 고기 바베큐 문화)를 국내 사정에 맞게 리모델링하는 중이다. 이제 허브 전도사에서 바베큐 전도사로 변신 했다.

2000년 3월, 경남 거창군 북상면 월성계곡 모암정 옆에 2세대 허브 체험 농장을 모티프로 한 약 7,000평 규모의 전원 카페 '민들레울'을 오픈했다. 당시 허브와 레포츠 문화의 미래를 생각하던 김 대표가 '허브 맨'을 자임하며 카페를 오픈했다.

이에 앞서 강원도 봉평의 '허브나라', 경기도 포천의 '허브아일랜드', 충북 청주의 '상수허브랜드' 등이 1세대 허브 농원으로 유명세를 떨치고 있었다.

그는 허브를 딛고 특화된 캠핑·바베큐 문화를 장착했다. 커피와 차로는 만족하지 못했다. 오감에 감동까지 포함한 '6감 만족 네오 캠핑문화운동가'를 자청했다.

무려 300여 종의 각종 허브를 키웠다. 그걸 토대로 허브차, 허브꽃밥, 허브화장품, 허브향초 등을 판매했다.

허브에 안목이 있다는 평가를 받자 여기저기에서 러브콜이 들어왔다. 가창 허브힐즈, 달서구 이랜드, 용인 에버랜드, 곤지암랜드 등의 허브존 컨설턴트가 된다

바비큐존에서 준비 중인 김양식 대표,

점차 소문이 난 민들레울 옆자리를 수시로 찾아드는 캠핑족과 동선이 겹쳐, 안 되겠다 싶어 입장료를 받는 캠핑장도 차려봤다.

하지만 이 공간마저도 포화상태. 설상가상 캠핑장이 러브텔로 왜곡되고 한정된 인력으로 제대로 관리하기도 버거웠다.

10여 년 전부터 한나절 놀다 갈 수 있는 '피크닉 카페'로 바꿨다. 하지만 고기 굽는 냄새가 일반 카페족과 갈등을 일으켜. 별도의 바베큐 존을 만들수 밖에 없었다고 했다.

내친김에 김천시 대덕면 문의리 폐교된 문의초등(1949년 개교, 1995년 폐교) 자리에 신개념 바베큐 전문 밀리터리 캠핑장 'CAMP 1950'을 2017년 6월 오픈했다.

폐교가 꼭 무슨 파견부대 같다. 정면에 이 공간이 어떤 곳인가를 암시하는 투박한 표지판이 보인다. 캠프 1950! 미군 지프 보닛을 떼어내 허공에 매달아 놓았다.

본부동 텐트 천장에는 등산용 자일, 카누 등 젊을 때 사용하던 각종 레저 용품이 수북하게 걸려있다.

일찌감치 등산에 미쳤고 스키, 서둘러 패러글라이딩에 도전하고 MTB도 탔다.

멀리 아이들이 좋아하는 숙소용 헬기와 노란 잠수함도 종탑처럼 보인다. 거기 올라서면 덕유산과 수도산이 360도 방향으로 조망된다.

이 캠프는 일명 '생각하는 섬'. '역발상 레저 공간'이란 의미다. 폐교를 매입한 그가 이 공간 문패에 '1950'을 삽입한 이유가 있다.

6·25전쟁 때 김천은 철저하게 파괴됐다. 그래서 민들레 꽃 같은 캠프로 김천을 위로하겠다는 생각이었다고 했다.

테이크아웃용 바베큐 세트를 만드는 모습..

본관 앞에는 층고가 상당한 T자형 텐트가 구축돼 있다. 여길 'UN 본부'라 부른다. 텐트에서 개인 플레이를 못하게 유도한다. 부식을 별도로 사갖고 올 필요가 없다.

웬만한 식재료는 다 구비돼 있다. 매일 밤 바베큐를 먹으며 싱어롱 파티가 벌어진다. UN 본부 옆에는 앰뷸런스가 사냥개처럼 앉아 경비를 선다.

워낙 다양한 군수품이 곳곳에 포진해 있어 캠프 전체 윤곽이 한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60여 개의 군용 텐트, 100여 벌의 군복, 군용 박스, 위장망,

이동용 대전차 바리케이드, 앰뷸런스, 전시용 발전기 트레일러, 전투 식량인 각국 시레이션, 70여 개의 바베큐 전문 그릴러와 브로일러….

특히 방염·방설 기능까지 있는 군용 텐트는 꽤 내구력이 있다. 일반 텐트와 달리 텐트 하나 제대로 치는데 꼬박 하루가 걸린다고 한다.

몸에서 맘으로 건너갔다. 허브 비즈니스 모델 수립을 위해 호주와 뉴질랜드 등으로 '향기투어'를 떠났다. 거기서 외국의 독보적 바베큐 문화를 접하게 된다.

향기와 바베큐, 이 두 개를 터득하면 레저 문화의 신지평을 열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현재 이곳은 별도의 관리자를 두고 있다.

캠프 1950 모습.

사람들은 럭셔리 한 것에는 덜 감동한다. 워낙 많이 봐 온 탓이다. 최고의 시설보다 최상의 '풍광'을 원한다.

그 풍광을 품고 힘든 자기를 위로해주고 싶어 한다. 그게 바로 '멍 문화'의 핵심이다. 물멍 때리기 딱 좋게 테이블과 의자가 세팅돼 있다.

정원 속에서 계곡 뷰를 즐기는 카페, 한옥 정자 모암정, 분수대, 야외 정원과 새소리와 물소리, 그리고 은은한 음악까지 뷰 좋은 카페로

전국적인 입소문을 타고 있다.

민들레울에는 브런치를 비롯한 수제 아이스바, 다양한 허브티, 에이드, 칵테일, 수제맥주 등을 취급하고 있다.

맛있는 음료와 크로플, 케이크 먹으며 뷰와 함께 여유를 제대로 즐길 수 있다. 허브 관련 용품 판매와 허브 체험 공방(천연 비누, 향수, 스킨 화분 만들기)도

운영하고 있다. 그는 농림축산식품부의 6차 산업(농촌융복합사업)마케팅 전문가 라이선스를 갖고 있다.

아들(실장), 딸(매니저)은 호주, 미국, 유럽, 일본 등에서 허브 관련된 문화를 공부했다. 이들이 카페를 관리하고 있다.

그는 정통 바베큐 그릴을 특화시켰다. 이때 '카버'(고기 썰기 전문가)를 자청한다. 대륙별 바베큐 문화의 차이, 바베큐 관련 용품의 연대기,

제대로 고기 굽는 법, 바베큐용 히코리(훈연칩), 그것과 잘 어울리는 와인, 적당한 식재료 등을 체계적으로 공부했다.

국내 바베큐 용품 현황도 둘러봤다. 그릴링(하부에서 화력을 지원하는 방식)과 브로일링(상부에서 아래로 화력 지원하는 방식), 두 기능을 겸하고 있는

웨버 케틀(Weber kettle) 사용법도 익혔다. 그는 한국인이 너무 직화에 빨리 구워 먹는 맛에 길들여 있다고 지적한다. '느긋한 고기 시대'로 건너가자는 게 그의 지론.

'Low & Slow' 원칙이다. 즉 라틴아메리카의 아사도 문화를 벤치마킹 했다.

바베큐 굽기·썰기·훈연칩을 체계적으로 공부하고, 사과나무 장작과 옥수수 알맹이를 불쏘시개로 훈연하다 보니 고기맛이 깊다.

6~12시간 고기 굽기 Low & Slow 원칙(아사도 문화)을 지키며, 정직한 먹거리와 정량 제공을 한다. 모든 식자재는 코스트코 제품이다.

원하는 가격대로 맞춰진 헬퍼 서비스를 하고 있다. 몸만 오면 짧은 시간 내 모든 것을 만끽할 수 있다고 한다.

당연히 장작 쌓는 법도 달라야 한다. 기존 장작 쌓는 방식은 속까지 다 타지 않아 비효율적이다. 그는 우물 정(井) 자 구도로 장작을 차곡차곡 위로 좁아지게 놓는다.

굵은 건 아래, 맨위에 가장 가는 걸 올린다. 불도 거꾸로 위에서 부터 붙인다. 그럼 아래로 타내려 가고 완전 연소 된다.

곰곰이 생각해 보니 캠핑이라 해서 야외로 나왔지만 근사하게 바베큐를 즐길 인프라는 현재 글램핑 수준으로는 상당히 미흡하다. 어떤 경우에는 불 붙이는 데 진을 다 빼버린다. 풍광을 느긋하게 즐기기 위해서는 음식물을 빨리 해먹을 수 있어야 된다.

그게 캠핑이다 싶으면 오지를 찾는 백패커처럼 모든 걸 자신이 다 핸들링 할 각오를 하면 된다. 그런 사람은 별로 없다.

나머지는 수월하게 음식을 먹고 일행과 풍광을 배경 삼아 재밌는 파티의 밤을 즐기는 게 주목적이다. 김 대표도 바로 그런 헬퍼가 되고 싶다고 한다.

몸만 오면 자신이 알아서 바베큐 음식의 모든 것을 짧은 시간 내 만끽하도록 풀 서비스를 해주려 한다.

18,000원에 판매되는 테이크아웃용 바베큐 세트(돼지목살 320g, 샐러드, 파인애플 슬라이스, 감자)가 좋은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은퇴자에게 제2의 도약대를 만들어 주고 싶다고 한다. 그리고 가성비 좋은 신개념 '옥수수 그릴'도 판매 중이다.

경남 거창군 북상면 덕유월성로 2188. 김양식: 010-3509-1225.

권혁만 기자 lg222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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