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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듬뿍·추억 가득! 대구 전통시장] (28)대구 달성군 화원시장

기사승인 2021.10.13  11:3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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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온라인, 비대면 마케팅 시대에 대구 시내에 오일장이?

대구시 달성군 화원시장은 온라인, 비대면 마케팅 시대 오일장의 명맥이 잘 유지되고 있는 곳으로 유명하다.

최근 대구시내 전통시장 취재를 다니면서 가끔씩 놀랄 때가 있다. 아직도 남아 있는 오일장 흔적과 만날 때다.

경북의 중소도시에서 오일장이 주민들의 사교장, 유통 공간으로 명맥을 이어가고 있는 건 자연스런 일이지만 대구의 외곽에서 옛 5일장의 전통이 이어지고 있다는 사실은 적잖이 당황스럽다.

세상은 온라인, 비대면 마케팅을 넘어 ‘드론 배달시대’를 향해 가고 있는데, 대구 시내 한복판에서 전통시대 오프라인 시장이 성황을 이루고 있다는 사실이 신기하기만 하다.

오늘 소개할 대구시 달성군 화원시장도 오일장의 명맥이 잘 유지되고 있는 곳이다. 무인택배 시대에 대면(對面) 마케팅을 고집하고 있는 화원시장으로 떠나보자.

◆옛부터 대구와 고령·성주의 유통·상업 거점=화원의 역사는 신라시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신증동국여지승람에 ‘본래 신라의 설화현(舌火縣) 이었던 것을 경덕왕 때 대구로 옮겼다’고 기록되어 있다.

1914년 행정구역 개편 때 대구부의 인흥면과 하현내면을 합쳐 화원면이 되었으며, 1995년 달성군이 대구로 편입되며 대구시의 관할이 되었다.

화원은 금호강과 낙동강의 합수(合水)지점에 자리 잡고 있어 옛날부터 수운(水運)의 중심지였고 육로로는 고령, 성주와 연결돼 옛부터 양곡, 공물의 유통 거점으로 자리 잡아 왔다.

또 부근에는 강창(江倉)이 있어 이 지역의 물산을 모아 낙동강 하류로 보냈다. 창녕·김해·부산의 세곡(稅穀)과 진휼미, 군량미는 이곳을 거쳐 한양으로 올려졌다.

화원 전통시장은 18세기 화원현 일대에서 매월 열리던 향시(鄕市)를 계승하고 있다. 1914년 현풍군과 통합해 달성군으로 개편되면서 달성군의 공식 장시가 되었다.

시장의 역사를 따지면 조선후기나 통일신라까지 소급할 수 있겠지만, 달성군 시장으로서 공식 기록으로는 107년 역사인 셈이다.

장날이면 화원역 2번 출구 비슬로 대로변은 노점상으로 북적인다. 이 행렬은 화원초교 옆 비슬로 골목을 따라 500m 이상 이어진다.

◆잘날이면 500여m 골목길 노점으로 북적=행정상 화원시장은 화원읍 인흥길 33-4 번지 건물을 말한다. 60여개 점포로 구성된 소형시장으로 상가주택 복합형 형태를 띠고 있다.

보통 화원시장이라고 하면 달성시니어클럽이 위치한 상가건물을 말하지만 오일장으로서 화원시장을 말하면 그 범위는 훨씬 넓어진다.

1, 6 장날이면 화원역 2번 출구 비슬로 대로변은 노점상으로 북적인다. 이 노점 행렬은 화원초등학교 옆 비슬로 골목을 따라 500m 이상 이어진다. 화원역-화원초교-화원교회-화원성당으로 이어지는 시장은 연면적 5만여 ㎡ 이른다.

지난 추석 대목 때 취재진이 이곳을 방문했을 때는 보행이 힘들 정도로 인파로 붐비고 있었다.

시장에서 과일가게를 하고 있는 한 상인은 “대구 시내에 불로동, 반야월, 현풍 등에 5일장이 서고 있지만 아마 규모면에서는 화원장을 따라올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일대가 대구 시내권이긴 하지만 단독주택이 많은 천내리에는 아직 전통부락 흔적이 많이 남아 있고, 세대 구성상 어르신들이 많아 장터 DNA가 아직 살아 있는 것으로 보인다.

달성군 문화유산해설사 김원자 씨는 “18세기 후반 상공업이 장려 되면서 대구 권역에 읍내장, 현내장, 무태장, 백안장, 해안장 등이 향시(鄕市)로 개설 되었다”며 “하원이 대구와 고령-성주의 중간에 위치에 화원장은 두 도시 간 유통 거점으로 자리를 잡아 왔다”고 설명했다.

화원시장상인연합회 장정규 회장은 “화원시장은 대구 도심에서 오일장이 서는 매우 독특한 시장 형태를 가지고 있다”고 말하고 “온라인 시대 이런 독특한 오프라인 시장 구조는 정부, 자치단체 차원에서 적극 육성할 가치가 있는 시장 문화”라고 말했다.

화원시장 복합상가 모습.

◆화원시장 맛집들

전통시장 하면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맛집들. 화원시장에도 레전드급 맛집들이 성업 중이다. 대표적 맛집 두곳을 소개한다.

▶화원 오일장 순대국밥집=일단 이집은 상호 정체성이 애매하다. 간판엔 ‘줄서서 먹는 매운 순대집’ ‘화원 오일장 순대국밥’을 붙여 놓았는데 어떤 것이 정식 상호인지 알 수 없다. 매달 1, 6일만 문을 여니까 한 달에 6일 정도만 영업을 하는 셈인데 이런 배짱 영업이 부럽기만 하다. 식사는 돼지국밥, 순대국밥, 섞어국밥이 주 메뉴. 순대는 찹쌀이나 피순대가 들어가는 ‘럭셔리’가 아니고 당면이 주로 들어간다. 당면에 매콤한 맛을 첨가한 것이 비법이라면 비법.

▶서순자 손수제비=장날이면 가게 앞에 파라솔을 펴고, 별도 천막집에서 손님을 맞을 정도로 붐빈다. 특히 연세 드신 단골들이 많다. 고령이나 대구 도심에서 손수제비를 먹으러 일부러 오는 진성 단골들도 많다. 블로거들 사이에서는 ‘수제비가 맛있다’ ‘칼국수가 맛있다’는 시비가 있을 정도 메뉴에 대한 호불호 논쟁도 치열하다. 장날 외 평일에도 영업을 한다. 

한상갑 기자 arira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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