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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듬뿍·추억 가득! 영남 전통시장] ㊷ 대구 지산동 목련시장

기사승인 2021.08.05  15:2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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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80년대 목련아파트와 함께 오픈... 30년 동안 지산·범물 주민 애환 서려

1980년대 후반 지산 목련아파트와 함께 들어선 지산동 목련시장은 30년 넘게 지산, 범물주민의 생필품 보급처로 자리잡아왔다. 한상갑 기자

대구시 지산동 목련시장의 시작은 바로 옆 지산동 목련아파트와 궤(軌)를 같이 한다. 1986년도 아파트가 들어설 당시 지산, 범물동 일대는 뒤에는 산, 앞은 전부 논밭이었다.

한가로운 농촌마을에 770세대 아파트가 들어서자 생필품 조달의 필요에 의해 아파트 입구에 시장이 들어서게 되었다.

시화(市花)인 목련 이름을 따라 아파트 이름이 지어진 것처럼, 시장 이름도 같은 꽃 이름으로 붙여졌다. 그래서인지 목련시장에는 시영(市營) 또는 공영 냄새가 난다. 목련아파트와 함께 35년을 동고동락한 지산동 목련시장으로 떠나 보자.

◆한가로운 농촌마을, 200만호건설 때 아파트촌으로=필자의 기억에서 시계를 잠시 1980년대로 되돌려 보면 20번 버스가 먼저 떠오른다. 상동 정화여고를 거쳐 온 버스가 수성못 오거리에서 좌회전을 하면 벌써 청량한 산공기가 버스를 감싸 안는다.

지금의 들안길 먹거리타운은 당시 대부분 논밭 이었고, 수성못둑에 서면 ‘푸른 하늘 푸른 들이 맞붙은, 가르마 같은 논길’의 상화 시 감흥이 그대로 느껴졌다.

버스가 수성못을 지나 수성관광호텔, 수성 동아아파트를 지나면 길 옆 논에서는 개구리 울음소리가 밤 정적을 깼다. 그 다음이 지산목련아파트, 목련시장이었다.

시장 근처에서 살았던 필자는 심심하면 법이산, 용지봉으로 올랐다. 산들은 낮았지만 수기(水氣)가 풍부해 곳곳에 약수터를 품고 있었다. (이 수맥들은 지산·범물 지구가 조성되면서 하루아침에 말라 버렸다.)

어쩌다 지산초등학교에서 축구 시합이라도 벌어지면 마을길이 변변치 않아 논두렁, 밭두렁을 건너 학교까지 걸어가곤 했다.

이 농촌마을에 노태우 정부 시절 200만호 건설계획에 의해 2만7,000세대 아파트가 들어섰다. 이후 목련시장은 동아백화점 수성점과 함께 지산, 범물지역 유통의 두 축을 형성해왔다.

◆점포 50여곳 성업, 주민들 생필품 위주로 점포 구성=현재 목련시장의 건물은 1990년대 형태를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당시 시장엔 반찬, 분식, 식당, 야채, 과일, 방앗간 등이 입점해 있었다. 현재는 점포 50곳이 성업 중이다. 보통 목련시장하면 시장 입구부터 버스가 다니는 대로변 까지를 포함하는데, 그 이유는 이곳에도 80여명의 노점들이 좌판을 열고 있기 때문이다. 이 노점상들이 주민들 통행을 불편하게 하고 시장 상권을 위협하자 2017년 수성구청에서는 ‘행정대집행’을 통해 철거를 단행하기도 했다.

시장 점포의 전체 구성은 대형마트의 축소판 모습이다. 주민들 생필품 위주로 점포를 꾸리다 보니 이런 형태가 된 것이다.

초창기부터 시장 맨 안쪽에는 돼지국밥집이 있었는데 가게 바로 앞에서 수제순대를 만들어 팔았다. 돼지 피와 고기, 야채들을 버무려 돼지 내장에 직접 넣는 모습은 자체로 퍼포먼스요, 최고의 가게홍보 수단이었다.

이번 취재를 위해 거의 20년 만에 시장을 찾았는데 뜻밖에 이 국밥집이 아직도 성업 중이었다. 어느새 전국 맛집, 명소로 성장해 평일 낮인데도 바쁘게 손님들이 드나들고 있었다.

목련시장의 대표 맛집인 백록담(사진 왼쪽)과 대성식당의 돼지국밥 상차림.

◆대성식당, 백록담, 전국적인 맛집 반열에=지산목련시장에 핫플레이스는 국밥집이다. 재밌는 것은 두 집 모두 같은 자리서 30년 동안 전통을 이어어고 있다는 점.

한쪽은 ‘VJ 특공대’ 방송으로 유명해진 ‘소문난 대성 돼지국밥’(이하 대성) 그리고 다른 한 곳은 ‘KBS 내고향 맛자랑’에 소개된 ‘제주도 백록담 통도야지’(이하 백록담) 식당이다.

앞서 언급했던 수제순대 퍼포먼스를 펼쳤던 ‘백록담’이 먼저 맛집 반열에 오르고, 대성이 후발주자로 떠오르며 양대 구조로 자리 잡았다.

먼저 ‘백록담’은 수육, 순대, 암뽕을 기본으로 한 다양한 메뉴가 장점이다. ‘내 고향 맛고향’ 외에도 MBC ‘맛있을 지도’, 채널A ‘김현욱의 굿모닝’ 등에 방영되며 지산동 원조 맛집의 전통을 자랑하고 있다. 뽀얀 국물 색감과 사골곰탕처럼 깊은 맛은 백록담의 트레이드 마크. 수육, 순대 외에도 족발, 갈비수육, 묵은지 순대국밥을 맛볼 수 있다.

봉덕시장의 청도식당과 비교되는 대성식당도 목련시장의 대표 맛집으로 손색이 없다. 전국 마니아들에게 톱클래스로 인정 받고 있는 청도식당과 비교된다는 자체가 가게 명성을 입증해주는 것이기 때문이다.

돼지머리에 잡뼈를 넣고 13시간 동안 우려낸 시원한 국물이 일품이다. 도톰하고 윤기가 도는 삼겹살수육과 1시간 전에 미리 주문을 해야 한다는 갈비수육이 이 집의 대표메뉴.

시장 점포의 전체 구성은 대형마트의 축소판 모습이다. 식재료, 식당 등 주민들 생필품 위주로 점포가 구성돼있다.

◆취재를 끝내고=1980년대 후반 목련아파트 입주 함께 출발한 목련시장은 30년 넘게 지산범물 주민의 사랑을 받고 있다.

한참 대구에 대형마트가 들어설 때 지역의 한 정치인이 이 자리에 대형 SSM 추진했으나 주민들의 반대로 없던 일이 되어버렸다고 한다.

그 후 잠잠하던 목련시장에 다시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목련아파트와 지산범물 지구 아파트들이 시공된 지 30년을 넘기면서 재건축 붐이 일고 있는 것이다.

지금도 ‘정비예정구역 후보지 신청’ 같은 현수막이 곳곳에 걸려 있다. 목련시장이 재건축 바람 속에서 앞으로 어떻게 변모되어 갈지 모르지만, 30여년 동안 시민들과 애환을 함께한 소중한 공간으로서 기억은 영원히 함께 할 것이다.

한상갑 기자 arira6@naver.com

<저작권자 © 디지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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