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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듬뿍·추억 가득! 경북 전통시장 탐방] (5)안동 구시장

기사승인 2020.09.16  14:5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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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동찜닭, 맘모스제과로 전국구급 인기...휴일이면 30분 줄서기 예사

400년 역사를 자랑하는 안동 구시장. 찜닭골목과 맘모스제과에 들르기 위해 연중 관광객이 넘쳐난다.

안동 신시장에 옥야식당(해장국)과 문어요리가 있다면 구시장엔 찜닭과 맘모스제과가 있다. 이들 메뉴들은 각기 뚜렷한 특징을 어필하며 안동 대표메뉴로 떠오르고 있다.
본래 안동 대표적인 요리는 안동국시, 간고등어, 헛제사밥이었으나 어느 순간 새 메뉴가 부상하면서 세대교체가 이루어진 것이다. 안동 대표메뉴로 부상하고 있는 안동찜닭과 맘모스제과를 품고 있는 안동 구시장으로 떠나보자.

◆안동 구시장이 있는 서부동은 조선시대 안동부(安東府)의 서쪽에 있던 시장으로 조선시대 열렸던 ‘안동장’의 전통을 잇고 있다. 안동장에 대한 최초 기록은 ‘영가지’(永嘉誌)에 전하는데 ‘안동부의 성내 객사 앞에서 매월 2일, 7일에 장이 섰으며 주요거래 품은 곡물, 직물, 해산물, 땔감, 연초 등이었다’고 적고 있다.
당시 안동 특산품이었던 ‘안동포’가 이 시장을 통해 대구, 한양으로 팔려나간 것으로 보인다. 600여년의 역사를 간직한 구시장은 일제강점기, 한국전쟁을 거치며 안동의 중심상권으로 전통을 지켜오고 있다.
구시장에서 찜닭만큼 유명한 것이 맘모스제과다. 1974년에 문을 열었으니 올해로 46년 역사를 자랑한다. 빵 마니아들 사이에서 맘모스제과는 군산 이성당, 대전 성심당과 함께 전국 3대 빵집 중 하나로 꼽힌다.

크림치즈빵으로 유명한 안동 맘모스제과. 마니아들 사이에서는 전국 3대 빵집 중 하나로 꼽힌다.


천연효모로 천천히 숙성시켜 만드는데 이게 쫄깃한 맛의 비밀이다. 대표메뉴는 크림치즈빵으로(2,300원) 쫄깃한 식감에 치즈가 듬뿍 들어간 짭짤한 맛이 일품이다. 주말이면 하루 4천 개 이상 팔리는 바람에 성수기엔 30분 이상 웨이팅은 감수해야 한다. 치즈의 짠맛에 적응이 어려운 어린이들을 위해 애플 또띠야, 고구마 타르트, 소보루빵, 유자 파운드도 있다.
맘모스제과를 둘러싸고 끊이지 않는 논쟁이 있다. 바로 이 집이 미슐랭가이드 별점을(그것도 세 개나) 받았다는 소문이다.
10일 안동 구시장에 들렀을 때도 이 점을 염두에 두고 취재에 나섰다. 기자가 맘모스제과에 들렀을 때 건물 내외부에 미슐랭가이드와 관련한 어떤 기념물이나 기록을 찾아볼 수 없었다. 직원에게 물어보니 ‘내일 주인에게 직접 전화해 보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결론부터 말하면 맘모스제과는 미슐랭 가이드 별점을 받은 일이 없다. 미슐랭가이드는 ‘그린(green)가이드’와 ‘레드(red)가이드’로 나뉘는 데 우리가 통상 말하는 맛집에 대한 평가와 등록은 레드가이드의 영역이다.
취재과정에서 이 소문에 출발이 바로 그린가이드 기록에서 비롯되었다는 것을 알았다. 그린 가이드는 일종의 여행 가이드북 쯤 되는데 여기서 ‘안동 특집’을 다루면서 맘모스제과를 언급해 놓은 것이 소문의 출발이었다.
이 과정에서 새삼 놀라웠던 건 바로 미슐랭가이드의 위력이었다. 자매지에 났던 몇 줄의 기사만으로 시장 맛집을 도배하고 있는 모든 현수막(TV출연 맛집)을 압도하고 있으니 말이다.
안동 대표 음식 중 벼락출세한 요리가 있다. 바로 찜닭이다. 헛제삿밥, 간고등어, 문어가 수백년 동안 향토 요리로 입지를 다졌다면, 찜닭은 10년 남짓한 기간에 안동의 별미로 뿌리를 내린 특이한 이력을 가지고 있다.

안동찜닭 골목. ‘1박 2일’ 방영 후 한때 30분 넘게 줄을 서야했다.


현재 찜닭골목은 원래는 생닭을 팔던 곳이었다. 10곳 남짓한 점포가 모여 군인, 택시기사, 근로자들에게 막걸리와 튀김닭을 팔던 한적한 거리였다,
골목에 위기가 온 것은 1970년 무렵. 서양식 프라이드통닭이 등장하면서부터다. ‘단짠 맛’의 원조격인 프라이드 양념이 나오면서 당연히 시장은 양념통닭이 대세가 되었다.
이 시장에서 찜닭이 나온 것은 바로 이 시기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유진찜닭의 서미경 대표는 “서양식 프라이드치킨에 대응하기 위해 골목 상인들은 메뉴개발에 나섰고, 이 결과가 바로 찜닭” 이라고 설명했다.
찜닭은 닭볶음탕과 유사하지만 여기에 당면, 감자, 당근, 파, 마늘을 넣고 간장과 물엿으로 간하여 졸여내는 것으로 일종의 퓨전음식이다. 요즘엔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가 치즈찜닭, 순살찜닭, 해물찜닭처럼 다양한 요리로 진화하고 있다.
안동찜닭이 전국 별미로 데뷔 한 것은 2010년 2월 1박 2일에 방영되면서 부터. 물론 그 무렵 대구경북에서는 어느 정도 인기 메뉴로 자리를 잡고 있었지만 ‘전국구급’은 아니었다.
방송 후 주말이면 대형버스가 골목마다 뒤를 이을 정도로 손님이 밀어닥쳤다. 구시장 상인회의 한 관계자는 “얼마 전까지만 해도 중앙, 현대, 유진이 빅3로 꼽히며 점포마다 긴 줄을 세웠지만, 이제 맛이 어느 정도 표준화되고 또 다른 TV 프로에 방영되면서 어느 정도 평준화 되었다”고 말한다.
조선시대 제수음식에서부터 안동국시, 헛제삿밥, 간고등어, 여기에 현대의 미식을 자랑하는 빵집, 닭요리까지. 안동의 음식은 시대와 역사를 아우르며 후세에 그 맛을 전하고 있다.
흔히 안동에 오면 구시장에서 찜닭을 먹고, 신세동 할매점빵에서 커피를 마신 후, 맘모스제과에서 크림치즈빵 디저트로 마침표를 찍는다고 한다.
그러나 문화의 거리에서 만난 정연미(48) 씨는 “이런 맛집, 미식 기행보다 3대가 함께 와도 메뉴의 충돌없이 장터문화를 즐길 수 있는 구시장의 후한 매력에 더 빠져 든다”고 말했다.

한상갑 기자 arira6@naver.com

<저작권자 © 디지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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