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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종영 작가의 '문학으로 배우는 우리 역사'>1592년 임진왜란 당시, 진주성 전투에서 비행기가 날았다.

기사승인 2017.09.09  20:2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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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6차 핵실험’ 강행…한반도 위기 최고조.”

2017년 9월 시작하는 주말, 이런 소식이 뉴스 머리기사를 장식했다. 파란 가을 하늘에 뭉게구름 피어나는데, 연이은 북한의 미사일 도발 때문에 대한민국의 창공은 왠지 모를 먹구름이 머무른다. 게다가 구름 속을 날아가는 최신의 전략 무기들까지…….

하늘, 비행기!

사람들은 오래전부터 하늘을 날고 싶어 했다. 그리스 신화에 이카로스라는 인물이 등장한다. 다이달로스와 이카로스 부자는 억압을 피하기 위해 크레타 섬에서 탈출하기로 마음먹고, 새의 깃털과 밀랍을 이용해 날개를 만든다. 이카로스는 태양 가까이 날아올랐다가 바다에 떨어져 죽고 만다. 인간의 이런 욕망은 현대까지 계속 이어졌다.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날틀’, 프랑스 몽골피에 형제의 ‘열기구’, 라이트 형제의 ‘플라이어호’까지……. 요즘 우리 하늘에도 수많은 비행기들이 날아다닌다.

'죽음의 백조'라는 별명을 가진 B-1B

스텔스 성능이 뛰어나 적 방공망을 뚫고 작전 수행이 가능한 F-35B

뛰어난 ’눈‘과 강력한 ’펀치‘로 한반도 전역을 커버할 수 있는 F-15K

최신예 비행기가 우리나라를 지킨다는 것에 마음이 놓이지만, 우리 하늘을 지키는 비행기가 모두 ‘made in USA’라는 것을 떠올리면 가슴이 조금 씁쓸하다. 하지만 사백 여 년 전 임진왜란 때, 우리 하늘에는 우리 비행기가 날았다.

임진사(壬辰史)를 적은 '왜사기(倭史記)'에는 “비거 때문에 일본군이 작전을 전개하는데 큰 곤욕을 치렀다.”고 전한다. 막강한 일본군을 힘들게 만들었던 비거(飛車)! 비거(飛車)는 바람을 타고 공중을 날아다니는 수레. 바로 조선의 하늘을 날았던 비행기였다.

영남의 성(城)이 왜적에게 포위를 당하자 성주와 친한 사람이 비거를 제작해 30리를 날아가 왜적을 피했다.

- 조선 후기의 실학자 신경준(1712년∼1781년)의 <여암전서>-

그 기계는 오로지 연결 쇠가 좌우로 움직이며 연결되어 신축하고 서로 운행하며 공기 중에서 바람을 일으키면서 양 날개가 펄럭거려 확연히 떠서 날카로운 바람과 대기 위에서도 그 기세를 막지 못할지니 이는 곧 기(氣)로써 기계를 움직이고 새(鳥)로써 방법을 삼았기 때문에 생각으로는 가능하다고 하겠다.

<오주연문장전산고(五洲衍文長箋散稿)>, ‘지거변증설’ 중에서

‘비거별증설’을 읽어보면, 비거(飛車)는 분명히 동력으로 움직이는 비행기였다. 이런 것들을 살펴볼 때, 많은 기록은 아니지만 비거(飛車)가 있었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로 볼 수 있다. 하지만 그 이후, 비거(飛車)에 대한 기록은 찾을 수 없다.

만약, 어디에선가 비거(飛車)가 발견된다면, 인류의 비행 역사를 다시 써야만 할 것이다. 상상만 해도 얼마나 자랑스럽고 뿌듯한 일인가!

이 이야기에 좀 더 관심을 가진 독자라면 <진주성을 나는 비차>, <비거, 하늘을 날다>라는 책을 추천한다. 진주성 전투에 관한 역사도 배울 수 있고, 비거(飛車)의 제작 방법, 작동 원리까지 자세히 알 수 있다.

과거 우리민족의 과학기술은 세계적인 수준이었다. 세계 최초의 금속활자, 천재 과학자 장영실까지……, 게다가 조선 중기에 이런 비행 기술까지 보유했다고 하니 놀라지 않을 수 없다. 하지만 오늘의 현실은 예전과 너무 다르다. 우리나라에 의학, 과학 분야 쪽 노벨상 수상자가 아직까지 단 한명도 나오지 않았다. 선조들의 업적에 누가 될 정도가 아닌지 조금 부끄럽다는 생각이 든다.

필자는 혼자 이런 상상을 해보았다. 만약 이런 기술을 더욱 더 발전시켜 근·현대까지 계속 이어왔다면, 오늘날 세계 속의 우리 위상은 한층 더 우뚝 서지 않았을까 생각해본다.

디지털경제 de@deconomic.co.kr

<저작권자 © 디지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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